소크라테스, 아테네가 투표로 사형시킨 맨발의 철학자 이야기
그리스 최고의 신전이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라 불렀을 때, 그는 그걸 반박하려고 길을 나섰다
신이 직접 당신을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라 불렀다면, 보통은 감사 인사를 할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그 신탁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러 거리로 나섰다.
당시 그리스에서 델포이 신전은 오늘날로 치면 UN과 노벨위원회를 합쳐놓은 것과 같은 권위를 가졌다.
그 신전의 신탁이 "소크라테스보다 지혜로운 자는 없다"고 답하자, 소크라테스의 친구 카이레폰은 흥분해서 그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정작 소크라테스는 고개를 갸웃했다.
회사에서 갑자기 '올해의 사원'에 뽑혔는데 본인은 납득이 안 돼서 왜 자기인지 동료들에게 물어보러 다니는 상황을 생각해 보면 된다.
그는 아테네의 정치가를 찾아갔다. 시인을 찾아갔다. 장인을 찾아갔다.
그리고 매번 같은 패턴을 발견했다.
다들 "나는 잘 안다"고 믿었지만, 소크라테스가 질문을 몇 개 던지면 그 확신에 구멍이 났다.
정치가는 정의가 뭔지 몰랐다. 시인은 자기 시가 왜 좋은지 설명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들은 모른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
결국 소크라테스가 내린 결론은 역설적이었다.
"내가 모른다는 걸 안다는 것, 그게 유일한 지혜인 것 같다."
신탁이 맞긴 했는데, 이유가 전혀 다른 방향이었던 것이다.
철학자이기 전에 그는 전쟁터에서 동료를 등에 업고 뛰었던 보병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