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드 보부아르, 사르트르 옆에 묻혔지만 손에는 다른 남자의 반지가 있었다
21살에 프랑스 역대 최연소 철학 합격자가 된 여자에게 '2등'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1929년 프랑스 철학 국가시험 심사위원단은 이례적인 메모를 남겼다.
1등은 사르트르에게 주지만, 진짜 철학자는 2등이라고.
아그레가시옹은 프랑스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 중 하나다.
쉽게 말하면, 철학 교수가 되기 위해 국가가 직접 치르는 최종 관문이다.
시몬 드 보부아르는 21세에 이 시험을 통과했다. 역대 최연소였다.
그 해 같이 응시한 장폴 사르트르는 이미 한 번 떨어진 재수생이었다.
점수 차이는 근소했고, 심사위원들의 기록에는 '보부아르의 답안이 더 철학적이었다'고 적혀 있었다.
그런데도 1등은 사르트르였다.
마치 팀 프로젝트를 혼자 다 해놨는데, 발표는 옆자리 동료가 하고 모든 공로가 그 사람에게 돌아간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역사는 그 구도를 그대로 굳혀버렸다.
수십 년 동안 보부아르 앞에 붙은 수식어는 '철학자'가 아니라 '사르트르의 반려자'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