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량이 주희에게 정면으로 맞선 이유, 송대 사공학파 왕패논쟁
진량은 한고조와 당태종을 성인으로 모셨다
한고조를 공자와 같이 존경한다는 말은, 1180년대 송나라 학자 사회에서는 사실상 추방 선고에 가까웠어요.
당시 유학자들이 공유한 상식이 있었어요.
삼대(三代), 그러니까 하·은·주 왕조 시절에만 진짜 성인 군주가 있었고, 그 이후의 황제는 전부 사욕으로 권력을 잡은 패자(覇者), 힘으로 천하를 차지한 자일 뿐이라는 거예요.
오늘날로 치면, 노벨문학상 수상자만 진짜 작가로 인정받는 학계에서 "베스트셀러 작가도 똑같이 위대하다"고 외치는 평론가와 같은 위치예요.
그런데 진량(陳亮)이 딱 그 말을 한 거예요.
농민 출신으로 한나라를 세운 한 고조 유방, 형제를 죽이고 즉위한 정복 군주 당 태종 이세민을 요·순·우 같은 고대 성왕과 같은 반열에 올렸어요.
그의 논리는 단순하고 강렬했어요. "결과로 천하를 안정시켰다면, 그것이 곧 성인의 도예요."
이 한 문장이 당시 학문 세계 전체를 향한 도전장이었어요.
그리고 주희는 그냥 지나치지 않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