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라 사드라, 산속에 7년 숨은 페르시아 철학자
총독의 아들 사드라가 산골로 사라졌다
시라즈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의 외아들이 어느 날 산속으로 사라졌어요.
SKY를 나와 대기업 임원직이 보장된 사람이, 동료들의 한마디에 강원도 깊은 산골로 7년간 종적을 감춘 격이에요.
1571년, 페르시아 남부의 화려한 도시 시라즈에서 물라 사드라가 태어났어요.
아버지는 지방 총독이었고, 집안은 그 지역에서 손꼽히는 명문가였어요.
돈도, 배경도, 미래도 이미 준비되어 있었어요.
사드라는 그 배경 덕에 당시 최고의 스승을 만났어요.
페르시아 사파비 왕조의 대표 신학자이자 철학자, 미르 다마드 밑에서 공부한 거예요.
미르 다마드는 당시 이슬람 세계에서 '철학의 제왕'으로 불리던 사람이에요.
문제는 사드라가 너무 많이 공부한 데서 시작됐어요.
그는 이슬람 신학, 수피 신비주의,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하나로 묶은 자기만의 이론을 세우기 시작했어요.
수피 신비주의란 신과 하나가 되는 내면의 길을 추구하는 이슬람 전통인데, 정통 성직자들 눈엔 위험한 사상이었어요.
정통 시아파 성직자들은 이걸 이단으로 몰았어요.
결국 1600년경 사드라는 콤 근처 외딴 산골 마을 카학(Kahak)으로 들어갔어요.
콤은 시아파의 성지이자 이란에서 가장 보수적인 종교 지도자들이 집결한 도시예요.
그 도시 근처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산골에, 시라즈 최고 명문가의 외아들이 홀로 숨어들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