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 쇼에키가 사무라이를 기생충이라 부른 이유
변방 의사 안도 쇼에키가 서랍에 101권을 숨겼다
에도 한복판이 아니라, 동북 변방의 한 시골 의사가 막부 전체를 부정하는 책 101권을 혼자 쓰고 있었어요.
안도 쇼에키(1703-1762)는 지금의 아오모리현에 해당하는 하치노헤의 작은 마을에서 환자를 보던 의사예요.
에도, 그러니까 막부 권력의 중심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변방이었어요.
그가 밤마다 써내려 간 것은 「자연진영도(自然真営道)」 101권이었어요.
도쿠가와 막부가 세운 신분 질서 전체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내용이었어요.
하지만 생전에 세상에 공개된 건 「통도진전(統道真伝)」이라는 책의 일부뿐이었어요.
101권짜리 본편은 단 한 명의 제자에게만 몰래 회람됐어요.
오늘날로 치면 이런 상황이에요.
작은 동네 한의원 원장이 매일 밤 진료실 뒷방에서 "이 나라 시스템 전체가 틀렸다"는 100권짜리 책을 쓰는데, 동네 사람들은 아무도 몰라요.
그게 안도 쇼에키의 삶이었어요.
그런데 왜 숨겼냐고요?
당시 도쿠가와 막부는 체제를 비판하다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시대였어요.
그러니까 101권이라는 분량은 단순한 집필량이 아니라, 목숨을 담보로 쌓아 올린 양이기도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