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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애덤 스미스가 말한 분업은 하나의 일을 여러 단계로 쪼개 사람마다 한 가지만 맡는 방식이에요. 핀 공장에서 이렇게 나눠 일하니 노동자 열 명이 하루에 핀 4만 8천 개, 한 사람당 4천 800개를 만들었어요. 혼자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면 하루에 스무 개도 벅찬 일이었죠.
친구들과 김밥을 아주 많이 싼다고 생각해 볼까요.
혼자서 밥 펴고 재료 올리고 말고 썰기를 다 하면 손이 자꾸 멈춰요.
그런데 네 명이 한 가지씩 맡으면 어떨까요.
한 명은 밥을 펴고, 한 명은 재료를 올리고, 한 명은 돌돌 말고, 한 명은 썰어요.
줄줄이 이어지니 훨씬 빨리, 훨씬 많이 만들 수 있어요.
이렇게 하나의 일을 여러 단계로 쪼개서 사람마다 한 가지 일만 맡는 것을 분업이라고 해요.
애덤 스미스는 1776년에 낸 《국부론》 첫 장에서, 바로 이 분업이 나라를 잘살게 만드는 힘이라고 말했어요.
그러면서 든 예가 그 유명한 핀 공장이에요.
옛날에 핀 하나를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복잡했어요.
철사를 뽑고, 곧게 펴고, 알맞게 자르고, 끝을 뾰족하게 갈고, 반대쪽에 머리를 붙이고...
스미스는 이 과정이 약 열여덟 개의 서로 다른 공정으로 나뉜다고 적었어요.
한 사람이 이 모든 걸 혼자 다 하면 하루에 잘해야 스무 개, 서툴면 한 개도 못 만들 수 있어요.
그런데 열 명이 공정을 나눠 맡았더니 하루에 무려 4만 8천 개가 나왔어요.
한 사람 몫으로 치면 4천 800개예요.
| 구분 | 혼자 다 만들 때 | 열 명이 나눠 만들 때 |
|---|---|---|
| 한 사람 하루 생산량 | 많아야 20개, 어쩌면 1개 | 약 4천 800개 |
| 일하는 방식 |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 약 18개 공정을 나눠 맡음 |
같은 사람들이, 같은 하루 동안, 그저 일하는 방식만 바꿨을 뿐인데 결과가 이렇게 달라진 거예요.
이유는 우리 일상에도 숨어 있어요.
첫째, 같은 동작을 계속 반복하면 손에 익어서 점점 빨라져요.
젓가락질이 처음엔 어색해도 나중엔 눈 감고도 하는 것처럼요.
둘째, 이 일 저 일로 옮겨 다니지 않으니 도구를 바꾸고 자세를 고쳐 잡는 시간이 사라져요.
김밥을 말다가 칼을 찾고 다시 밥을 푸러 가는 잠깐잠깐이 쌓이면 꽤 큰 시간이거든요.
셋째, 한 가지 일에만 매달리다 보면 ‘이렇게 하면 더 편하겠다’ 싶은 요령과 도구를 스스로 찾아내게 돼요.
분업은 이런 식으로 사람을 한 가지 일의 전문가로 만들어 줍니다.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어요.
정작 스미스가 핀 공장에 직접 가서 봤다는 기록은 없어요.
이 이야기는 프랑스에서 나온 백과사전 《백과전서》(1755년) 같은 앞선 책들의 설명을 가져온 것으로 보여요.
그러니까 ‘분업의 상징’이 된 이 핀 공장은, 스미스가 두 눈으로 지켜본 현장이라기보다 책에서 빌려 온 예시에 가까운 셈이죠.
그래도 이 짧은 이야기 하나가 이후 수백 년 동안 ‘나눠 일하기’를 설명하는 대표 그림이 되었어요.
흔히 스미스를 ‘시장에 다 맡기면 된다’고 외친 경제학자로 기억해요.
하지만 그는 원래 대학에서 도덕철학을 가르친 철학자였어요.
1759년에 낸 《도덕감정론》에서는, 사람이 아무리 이기적이어도 남의 처지를 상상하며 함께 느끼는 ‘공감’ 능력을 타고난다고 봤어요.
분업을 두고도 좋은 점만 말하지는 않았어요.
하루 종일 똑같은 동작만 반복하는 노동자는 “인간이 될 수 있는 한 가장 어리석고 무지하게” 변할 수 있다고 걱정했고, 그래서 나라가 교육으로 이를 메워 줘야 한다고 했어요.
우리가 잘 아는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말도 사실은 그의 방대한 책 전체에서 딱 두 번 나오는, 지나가는 비유였을 뿐이에요.
애덤 스미스의 핀 공장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힘이 센 교훈을 담고 있어요.
일을 잘게 쪼개 나눠 맡으면, 같은 사람들이 혼자 할 때보다 어마어마하게 많이 만들 수 있다는 거예요.
열 명이 하루 4만 8천 개를 만든 핀 공장이 그 증거였죠.
다만 스미스는 이 힘에 감탄하면서도, 나눠진 일이 사람을 지치고 무디게 만들 수 있다는 그늘까지 함께 봤어요.
분업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나란히 살핀 것, 그게 그를 그냥 경제학자가 아니라 도덕철학자로 부르는 이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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