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yright © Origin Corp. All Rights Reserved.
v1.0.10
로딩 중입니다
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만인의 입법권은 법을 만들 권한이 왕이나 교황 한 사람이 아니라 시민 전체에게 있다는 생각이에요. 마르실리우스 파도바는 법이란 모두가 함께 정할 때 가장 잘 지켜지고 공정하다고 봤어요.

교실에서 청소 규칙을 정한다고 해볼게요.
반장 한 명이 혼자 정해서 "이제부터 이렇게 해" 하고 칠판에 붙이는 것과, 반 친구들이 다 모여 함께 정하는 것.
어느 쪽 규칙이 더 잘 지켜질까요?
아마 다 같이 정한 쪽일 거예요.
내가 손을 보탠 규칙이니까요.
마르실리우스 파도바(1275년쯤부터 1342년까지)는 700년쯤 전 이탈리아에서 살았던 사상가예요.
그는 이 교실 이야기와 똑같은 질문을 나라 전체에 던졌어요.
법을 만들 진짜 권한, 곧 '입법권'이 누구에게 있어야 하느냐는 거죠.
그의 답은 분명했어요.
법의 주인은 왕도 교황도 아닌, 그 사회에 사는 시민 전체(또는 그 가운데 더 비중 있는 다수)라는 거예요.
이게 바로 '만인의 입법권'이에요.

마르실리우스가 든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어요.
첫째, 모두가 함께 만든 법은 더 잘 지켜져요.
내가 한 표라도 보탠 규칙은 남이 시킨 규칙보다 지키고 싶어지니까요.
앞의 교실 이야기 그대로예요.
둘째, 어디가 불편한지는 그 신발을 신는 사람이 가장 잘 알아요.
백성의 삶을 실제로 사는 건 백성이에요.
왕 한 명이 아무리 똑똑해도 모든 사람의 사정을 다 알 수는 없죠.
그러니 법도 그 삶을 사는 사람들이 함께 정하는 게 가장 정확해요.
셋째, 여럿이 함께 정하면 법이 더 공정해져요.
한 사람이 법을 정하면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기울기 쉬워요.
하지만 시민 전체는 특정 누구 편만 들 이유가 없어요.
결국 모두에게 좋은 쪽을 찾게 되죠.
| 구분 | 한 사람이 정한 법 | 모두가 함께 정한 법 |
|---|---|---|
| 잘 지켜질까 | 억지로 따르게 됨 | 스스로 지키려 함 |
| 사정을 잘 알까 | 한 사람의 시야뿐 | 여러 삶을 두루 반영 |
| 공정할까 | 자기에게 유리하게 | 모두에게 좋은 쪽으로 |

마르실리우스가 살던 중세 유럽에서 이건 정말 위험한 말이었어요.
그 시절 사람들은 권력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온다고 믿었거든요.
왕의 권한은 하늘이 준 것이고, 교황은 그 위에서 세상을 다스린다고 여겼죠.
그런데 마르실리우스는 이 방향을 거꾸로 뒤집었어요.
권한은 위에서 내려오는 게 아니라 아래에서, 곧 시민에게서 나온다고 한 거예요.
법의 뿌리를 하늘이나 왕이 아니라 사람들 자신에게 둔 셈이죠.
그래서 그의 생각은 오랫동안 위험한 이단으로 취급받았어요.

지금 우리에겐 너무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릴 거예요.
우리는 국회의원을 우리 손으로 뽑고, 그들이 우리를 대신해 법을 만드니까요.
법 앞에서는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고요.
이 '법은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감각이 바로 마르실리우스가 700년 전에 앞서 말한 생각이에요.
당시엔 상상하기 힘든 주장이었지만, 지금은 우리가 매일 딛고 사는 바닥이 되었죠.

마르실리우스 파도바의 만인의 입법권은 '법을 만드는 힘은 시민 전체에게 있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돼요.
모두가 함께 만든 법이라야 잘 지켜지고, 사람들의 진짜 사정을 담고, 공정해진다는 거죠.
왕과 교황이 세상을 내려다보던 시대에 그는 법의 시선을 아래에서 위로 돌려놓았어요.
오늘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법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생각의 오래된 씨앗을, 우리는 이 중세 사상가에게서 만날 수 있어요.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0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