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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디오게네스는 지금으로부터 2300여 년 전 고대 그리스의 견유학파 철학자예요. 필요한 것을 끝까지 줄이고 자연에 맞게 살면 누구에게도 굽힐 필요가 없다고 보아, 재산도 집도 없이 큰 통 속에서 살았어요.

옛날 그리스의 어느 시장, 한 남자가 환한 대낮에 등불을 켜 들고 돌아다녔어요.
사람들이 "밝은데 등불은 왜 드셨소?" 하고 묻자, 그는 "정직한 사람을 찾고 있소"라고 답했대요.
이 괴짜가 바로 디오게네스예요.
오늘은 그가 왜 이렇게 살았는지, 통 속 생활이 무슨 뜻이었는지 어렵지 않게 풀어 볼게요.

디오게네스는 집도 재산도 거의 없이, 커다란 항아리 같은 통 안에서 잠을 잤어요.
요즘으로 치면 큰 물탱크 안에서 지내는 셈이죠.
왜 그랬을까요?
그는 사람이 행복하려면 많이 갖는 게 아니라, 필요한 것을 줄여야 한다고 봤어요.
비유하면 이래요.
스마트폰에 앱을 잔뜩 깔면 배터리가 금방 닳죠.
쓸데없는 앱을 지우면 폰이 가벼워지고요.
디오게네스는 삶에서도 그렇게 '필요 없는 앱'을 하나씩 지운 사람이었어요.
어느 날은 한 아이가 두 손으로 물을 떠 마시는 걸 보고, 가지고 다니던 나무 컵마저 던져 버렸다고 해요.
"이 아이가 나보다 낫구나" 하면서요.
이렇게 남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만족하는 태도를 자족이라고 불러요.

그 무렵 세상에서 가장 힘센 사람은 알렉산더 대왕이었어요.
대왕이 소문을 듣고 디오게네스를 찾아와 "원하는 게 있으면 무엇이든 말해 보라"고 했어요.
성이든 금이든 달라고 할 법도 한데, 디오게네스는 이렇게 답했대요.
"햇볕을 가리고 서 계시니, 조금만 비켜 주시겠소?"
가진 게 없으니 오히려 두려울 게 없었던 거예요.
왕에게 잘 보여 얻어 낼 것도 없고, 빼앗길까 봐 겁낼 것도 없으니까요.
그에게 진짜 부자는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더 바랄 게 없는 사람이었어요.
보통 사람과 그의 생각을 나란히 놓으면 이렇게 달라요.
| 무엇을 | 보통의 생각 | 디오게네스의 생각 |
|---|---|---|
| 부자란 | 많이 가진 사람 | 더 바랄 게 없는 사람 |
| 행복은 | 원하는 걸 얻을 때 | 원하는 걸 줄일 때 |
| 자유는 | 힘과 돈에서 온다 | 아무것도 필요 없을 때 온다 |
디오게네스가 속한 무리를 견유학파라고 불러요.
'개를 닮은 학파'라는 뜻이에요.
그리스 사람들이 이들을 '개 같은 이들'이라고 놀리듯 부른 데서 나온 이름이고, 여기서 오늘날 '시니컬하다'는 영어 표현도 생겨났어요.
왜 하필 개였을까요?
개는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며, 남의 눈치를 보며 부끄러워하지 않죠.
디오게네스는 그 별명을 싫어하기는커녕 오히려 자랑스러워했어요.
사람도 개처럼 꾸밈없이, 자연이 준 그대로 솔직하게 살면 된다고 봤거든요.
남들이 부러워하는 명예나 체면은 그에게 거추장스러운 짐일 뿐이었어요.
디오게네스는 통 속에 살며 컵 하나까지 버린 괴짜였지만, 그가 던진 질문은 단순해요.
"나는 정말 이게 다 필요할까?"
그는 가진 것을 줄일수록 남에게 굽힐 일도 줄고, 그만큼 자유로워진다고 믿었어요.
물건과 남의 시선에 끌려다니는 오늘의 우리에게, 대낮에 등불을 든 그 뒷모습이 오래 남는 이유예요.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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