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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토마스 홉스는 사람들이 저마다 끝없는 자유를 휘두르면 서로 싸우다 다 함께 망한다고 봤어요. 그래서 그 자유를 조금 내려놓고 강한 권력에 맡기는 대신 안전을 보장받자고 주장한 17세기 영국 철학자예요.

"두려움과 나는 쌍둥이로 태어났어요." 토마스 홉스가 자기 출생을 두고 남긴 말이에요. 1588년, 스페인의 거대한 함대가 영국으로 쳐들어온다는 소문에 놀란 어머니가 그를 예정보다 일찍 낳았다고 해요. 그래서일까요, 홉스는 평생 한 가지 질문을 붙들고 살았어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서로 안 싸우고 안전하게 살 수 있을까?"
홉스는 1588년부터 1679년까지, 91세까지 살았던 영국 철학자예요. 그 시대로는 무척 오래 산 편이죠. 그가 살던 17세기 영국은 왕을 따르는 편과 의회를 따르는 편이 갈라져 내전을 벌이던 혼란기였어요. 사람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모습을 두 눈으로 본 거예요. 그 고민의 답을 1651년에 책 한 권으로 내놓았는데, 그게 바로 《리바이어던》이에요.

학교에 선생님도, 교칙도, 벌점도 하나 없다고 상상해 볼게요. 처음엔 신날지도 몰라요. 하지만 힘센 아이가 남의 간식을 빼앗아도 말릴 사람이 없어요. 그러면 나도 빼앗기기 전에 먼저 뺏고, 밤에도 마음 놓고 못 자겠죠. 결국 모두가 서로를 경계하며 지쳐 갈 거예요.
홉스는 이렇게 아무 규칙도, 힘센 심판도 없는 상태를 '자연 상태'라고 불렀어요. 그리고 여기서 벌어지는 일을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라고 했죠. 모두가 모두와 싸운다는 뜻이에요. 이런 곳에서의 삶을 홉스는 "고독하고, 가난하고, 험악하고, 짧다"고 표현했어요. 늘 불안하니 뭘 제대로 만들거나 쌓을 수도 없다는 거예요.

싸움에 지친 사람들은 문득 깨달아요. 이렇게 살면 아무도 못 산다고요. 그래서 한 가지 거래를 하기로 해요. "내 마음대로 할 자유를 조금 내려놓을게. 대신 나를 안전하게 지켜 줘." 사람들이 이렇게 서로 약속하고, 그 힘을 한곳에 모아 강한 권력자에게 맡기는 것, 이게 바로 '사회계약'이에요.
자연 상태와 계약을 맺은 뒤가 어떻게 다른지 표로 정리해 볼게요.
| 구분 | 자연 상태 | 사회계약을 맺은 뒤 |
|---|---|---|
| 규칙 | 없음 | 모두가 따르는 법이 있음 |
| 내 자유 | 무엇이든 할 수 있음 | 일부를 내려놓음 |
| 안전 | 늘 불안함 | 지켜 줌 |
| 결과 | 싸움과 파멸 | 평화와 질서 |
자유를 조금 잃는 건 아깝지만, 목숨과 안전을 얻으니 남는 장사라고 홉스는 본 거예요.
홉스가 사람들의 힘을 모아 만든 그 권력자에게 붙인 이름이 '리바이어던'이에요. 리바이어던은 원래 성경에 나오는 거대한 바다 괴물의 이름이거든요. 왜 하필 무서운 괴물 이름을 붙였을까요?
홉스는 이 권력이 어중간하면 소용없다고 봤어요. 사람들이 다시 싸우려 들 때 "그러면 안 돼" 하고 겁줘서 멈추게 하려면, 아무도 함부로 못 대들 만큼 압도적으로 강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리바이어던의 힘은 나누지 않고 한곳에 몰아주어야 한다고 했어요. 이런 생각을 절대 권력, 또는 절대주의라고 불러요. 무섭게 들리지만, 홉스에게 그 무서움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장치였어요.
지금 우리는 밤길을 그럭저럭 안심하고 걸어요. 물건을 빼앗기면 경찰을 부를 수 있고, 억울한 일을 당하면 법에 호소할 수 있죠. 이렇게 국가가 힘을 갖고 우리를 지켜 주는 대신, 우리는 세금을 내고 법을 지켜요. 곰곰이 보면 이것도 일종의 사회계약이에요.
물론 홉스처럼 권력을 한 사람에게 다 몰아주자는 주장에는 반대하는 사람도 많아요. 그래서 훗날 로크나 루소 같은 철학자들은 "권력은 나눠야 안전하다"며 다른 답을 내놓았죠. 하지만 "국가는 왜 있어야 하고, 우리는 왜 법을 지키는가"라는 질문을 처음 또렷하게 던진 사람이 홉스예요. 그래서 그를 정치철학의 문을 연 사람으로 기억해요.
홉스는 규칙 없는 세상에선 모두가 서로 싸우다 망한다고 봤어요. 그 파멸을 피하려고 사람들이 자유를 조금 내려놓고 안전을 얻는 거래, 그게 사회계약이고, 그 힘을 맡은 강한 권력이 리바이어던이에요. 자유냐 안전이냐를 두고 우리가 오늘도 고민한다면, 그 질문의 첫 자리에 토마스 홉스가 있다고 기억하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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