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yright © Origin Corp. All Rights Reserved.
v1.0.10
로딩 중입니다
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오컴의 면도날은 어떤 일을 설명할 때 필요 없는 가정을 빼고, 똑같이 잘 설명된다면 더 단순한 쪽을 고르라는 원칙이에요. 14세기 철학자 윌리엄 오컴의 생각으로, 훗날 근대 철학과 과학이 세상을 보는 방식에 큰 영향을 줬어요.
여러분, 친구에게 무언가를 설명할 때 말이 길수록 좋을까요, 짧고 분명할수록 좋을까요?
700년쯤 전에 똑같은 고민을 한 사람이 있어요.
바로 윌리엄 오컴이에요.
그는 1287년쯤 영국의 작은 마을 오컴에서 태어난 수도사예요.
'오컴'이라는 이름도 이 고향 마을에서 왔어요.
젊어서는 옥스퍼드에서 공부했고, 가난을 소중히 여기는 프란치스코회 수도사가 되었어요.
오컴은 조용히 책만 읽던 사람이 아니었어요.
그는 교회가 재산을 많이 가지는 것을 두고 당시 최고 권력자였던 교황과 정면으로 부딪쳤어요.
결국 파문을 당하고 독일로 도망쳐, 황제 밑에서 지내야 했지요.
전해지기로는 그가 황제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당신은 칼로 나를 지켜 주세요. 나는 펜으로 당신을 지키겠습니다."
자기가 옳다고 믿는 것을 권력 앞에서도 굽히지 않은 사람이었어요.
그런 그가 남긴 가장 유명한 생각이 '오컴의 면도날'이에요.
면도날은 필요 없는 털을 쓱 밀어내는 도구예요.
오컴의 면도날도 똑같아요.
어떤 일을 설명할 때 필요 없는 가정을 잘라내라는 뜻이지요.
예를 들어 볼게요.
아침에 일어났더니 책상 위에 있던 연필이 바닥에 떨어져 있어요.
첫 번째 설명은 "밤에 창문으로 들어온 바람에 굴러떨어졌다"예요.
두 번째 설명은 "한밤중에 유령이 몰래 들어와 연필을 밀었다"예요.
둘 다 연필이 떨어진 일은 설명해 줘요.
하지만 두 번째 설명은 '유령'이라는, 있는지도 모를 존재를 새로 불러와야 하지요.
오컴이라면 이렇게 말할 거예요.
"굳이 유령까지 데려올 필요 없어. 바람이면 충분하잖아."
이렇게 없어도 되는 것을 쓱 밀어내는 게 면도날이에요.
오컴은 이렇게 말했어요.
"필요 없이 존재를 늘리지 말라."
세상을 설명하겠다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것들을 자꾸 새로 지어내면, 설명은 오히려 복잡하고 엉성해진다는 거예요.
그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갔어요.
우리가 '사람다움'이나 '아름다움' 같은 말을 자주 쓰지만, 그런 것이 하늘 어딘가에 진짜 물건처럼 따로 있는 건 아니라고 봤어요.
세상에 실제로 있는 건 눈앞의 이 사람, 저 꽃 같은 하나하나의 사물뿐이고, 나머지는 우리가 편하려고 붙인 이름이라는 거지요.
필요 없는 것을 늘리지 않는 그의 면도날은 여기서도 똑같이 움직였어요.
오컴의 면도날을 "무조건 단순한 게 정답"이라는 뜻으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오해예요.
조건이 하나 붙어요.
바로 '두 설명이 똑같이 잘 들어맞을 때'예요.
| 오해 | 진짜 뜻 |
|---|---|
| 단순한 답이 항상 옳다 | 설명력이 같다면 단순한 쪽을 고른다 |
| 복잡한 건 무조건 틀렸다 | 꼭 필요한 복잡함은 남겨 둔다 |
| 생각을 대충 하라는 말 | 필요 없는 가정만 덜어내라는 말 |
그러니까 면도날은 생각을 게으르게 하라는 도구가 아니라, 군더더기만 골라 덜어내는 도구예요.
정말 필요한 설명이라면 아무리 복잡해도 남겨 두어야 하지요.
오컴이 세상을 떠난 건 1347년쯤이에요.
하지만 그의 면도날은 지금도 살아 있어요.
훗날 과학자들은 어떤 현상을 설명할 때 필요 이상으로 원인을 늘리지 않는 태도를 이어받았어요.
눈에 보이는 증거로 가장 단순하게 설명하려는 이 습관이, 근대 과학이 빠르게 자라나는 밑거름이 됐지요.
먼 이야기 같지만 우리 일상에도 숨어 있어요.
의사가 여러 증상을 하나의 병으로 묶어 설명하려 할 때도, 탐정이 가장 말이 되는 범인으로 좁혀 갈 때도 이 생각이 깔려 있어요.
어떤 일이 안 풀릴 때 이유를 자꾸 새로 지어내기보다, 이미 아는 것으로 설명되는지부터 살피는 태도, 그게 오컴이 물려준 지혜예요.
윌리엄 오컴은 700년쯤 전, 설명은 짧고 분명할수록 좋다고 믿은 철학자예요.
그의 면도날은 '똑같이 잘 설명된다면 더 단순한 쪽을 골라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돼요.
무조건 단순하게가 아니라, 필요 없는 가정을 덜어내라는 뜻이지요.
오늘 어떤 문제 앞에서 설명이 자꾸 복잡해진다면, 오컴처럼 한번 물어보세요.
"이 중에 정말 꼭 필요한 건 뭘까?"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0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