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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마이모니데스는 신앙과 이성이 서로 싸우는 사이가 아니라 힘을 합치는 사이라고 본 중세 유대인 철학자예요. 성경의 가르침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를 하나로 잇는 것이 그의 평생 숙제였고, 그 결론을 담은 책이 바로 '당혹스러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입니다.

"모세에서 모세까지, 모세 같은 사람은 없었다."
유대인들이 그의 무덤에 남긴 문장이에요.
앞의 모세는 성경 속 그 모세고, 뒤의 모세가 바로 마이모니데스랍니다.
본명이 '모세 벤 마이몬'이거든요.
그는 1138년 스페인 코르도바에서 태어났어요.
어릴 때 종교 박해가 심해지자 가족과 함께 여러 도시를 떠돌다 이집트에 자리를 잡았죠.
놀라운 건 그의 직업이에요.
낮에는 이집트 궁정의 주치의로 환자를 돌보고, 밤에는 철학과 종교를 연구해 글을 썼거든요.
의사이자 철학자이자 유대교 율법학자, 이 세 가지를 한 사람이 다 해낸 거예요.

먼저 문제를 볼게요.
종교는 "믿어라"라고 말하고, 이성은 "따져 보라"라고 말해요.
이 둘은 자주 싸우는 것처럼 보여요.
예를 들어 성경에는 "신이 손을 뻗었다"라는 표현이 나와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면 이상하죠.
신에게 정말 사람처럼 손이 달려 있을까요?
머리로 따지는 사람에겐 이런 구절이 걸림돌이 돼요.
믿자니 이성이 걸리고, 따지자니 믿음이 흔들리는 거예요.
마이모니데스가 살던 시대에도 똑똑한 젊은이들이 바로 이 지점에서 방황했답니다.

마이모니데스의 답은 간단해요.
"성경을 글자 그대로만 읽지 마세요."
'신이 손을 뻗었다'는 진짜 손 얘기가 아니라 '신이 힘을 썼다'는 뜻을 그림처럼 표현한 거예요.
어린 동생에게 어려운 얘기를 할 때 우리도 쉬운 비유로 바꿔 말하잖아요.
성경도 사람이 알아듣도록 눈높이를 낮춘 것뿐이라는 거죠.
그러니까 신앙과 이성은 원래 싸울 일이 없어요.
겉으로 부딪혀 보이면, 그건 우리가 성경을 너무 얕게 읽었다는 신호예요.
제대로 읽으면 믿음과 논리는 같은 방향을 가리켜요.
이게 그의 핵심 생각이었어요.
그럼 신은 대체 어떤 존재일까요?
마이모니데스는 여기서 재미있는 방법을 써요.
신이 '무엇인지' 말하는 대신, '무엇이 아닌지'를 말하는 거예요.
한 번도 본 적 없는 색을 친구에게 설명한다고 해봐요.
정확히 그리기는 어려워도 "빨강은 아니야, 파랑도 아니야" 하고 아닌 것을 지워 가면 조금씩 좁혀지죠.
신도 마찬가지예요.
신은 몸이 없고, 시작도 끝도 없고, 우리처럼 변하지도 않아요.
이렇게 '아닌 것'을 하나씩 걷어 내며 다가가는 방식을 어려운 말로 부정신학이라고 불러요.
왜 이렇게 할까요?
신은 인간의 말로 다 담기엔 너무 크다고 봤기 때문이에요.
섣불리 "신은 이렇다"라고 못 박는 순간, 오히려 신을 사람 크기로 줄여 버린다는 거죠.
이 생각을 담은 책이 '당혹스러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예요.
영어로는 흔히 '가이드 포 더 퍼플렉스드'라고 불러요.
제목의 '당혹스러워하는 사람들'은 딱 앞에서 말한 그 젊은이들이에요.
신앙도 버리기 싫고 이성도 포기하기 싫어서 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사람들 말이에요.
마이모니데스는 이들에게 "둘 다 붙잡아도 괜찮다"라며 길을 안내하려고 이 책을 썼어요.
제목 그대로 안내서인 셈이죠.
일부러 어렵고 조심스럽게 썼지만, 그 뒤로 800년 넘게 읽히는 고전이 됐답니다.
마이모니데스의 영향은 유대교 안에만 머물지 않았어요.
기독교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도 그의 책을 읽고 배웠고, 후대 철학자들도 그의 이름을 자주 언급했어요.
무엇보다 그가 던진 질문은 지금도 살아 있어요.
믿음과 과학, 종교와 이성이 꼭 싸워야 하냐는 물음이죠.
마이모니데스는 800여 년 전에 "아니요, 제대로 보면 둘은 한편이에요"라고 답했어요.
이 대답이 오늘도 곱씹을 만한 이유예요.
마이모니데스는 낮엔 의사, 밤엔 철학자로 살며 신앙과 이성을 화해시키려 한 중세 유대인 철학자예요.
그는 성경을 글자 그대로가 아니라 뜻으로 읽으면 믿음과 논리가 부딪히지 않는다고 봤고, 신은 '무엇이 아닌지'로 다가가야 할 만큼 큰 존재라고 여겼어요.
이 생각을 담은 '당혹스러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는 800년이 지난 지금도, 믿음과 이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에게 말을 건네고 있어요.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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