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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불교 하면 보통 '살아 있는 건 함부로 해치지 말자'는 가르침을 떠올려요. 그런데 1000년도 훌쩍 넘은 옛날 중국에, 제자들 앞에서 이런 말을 한 스님이 있었어요. "길을 가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여라." 조사는 큰 스승을 뜻하는 말이에요. 그러니까 부처도 죽이고 위대한 스승도 죽이라는 거예요.
처음 들으면 깜짝 놀라요. 불교에서 제일 높은 분이 부처인데, 그 부처를 죽이라니요. 이 무서운 말을 한 사람이 바로 임제 의현이라는 스님이에요. 그런데 이건 진짜로 누굴 해치라는 말이 전혀 아니에요. 오히려 정반대에 가까워요.

임제 의현은 옛날 중국에서 살았던 선불교 스님이에요. 선불교는 어려운 경전을 달달 외우기보다, 가만히 앉아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스스로 깨닫는 걸 더 중요하게 여기는 흐름이에요.
그는 임제종이라는 새로운 갈래를 열었어요. 임제라는 이름은 그가 머물던 절 이름에서 따온 거예요. 이 갈래는 가르치는 방식이 아주 파격적이었어요. 제자가 어리석은 질문을 하면 갑자기 큰 소리로 "할!" 하고 고함을 지르거나, 몽둥이로 한 대 치기도 했대요. 점잖게 설명해 주는 대신, 깜짝 놀라게 해서 머릿속 생각을 한순간에 멈추게 한 거예요. 그 멈춘 자리에서 스스로 알아차리길 바란 거죠.

이걸 자전거 배우는 일에 빗대 볼게요.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는 뒤에서 누가 안장을 잡아 줘요. 그게 있어야 안 넘어지니까요. 그런데 언제까지나 누가 잡아 주면, 나는 혼자서는 영영 못 타요. 진짜로 자전거를 타려면 어느 순간 그 손을 놓아야 해요.
임제 스님이 죽이라고 한 부처는, 바로 이 '잡아 주는 손' 같은 거예요. 사람들은 흔히 부처를 내 바깥 어딘가에 있는 대단한 존재로 모셔 놓고, 그 앞에 빌기만 해요. "부처님, 제 소원 들어주세요" 하면서요. 그러면 마음이 늘 바깥만 바라봐요. 깨달음을 자기 안에서 찾지 않고, 자꾸 남한테 기대는 거예요.
임제 스님은 그게 답답했어요. 그래서 말한 거예요. 네 머릿속에 '부처는 이래야 한다'는 멋진 그림이 떠오르거든, 그 그림을 미련 없이 지워 버려라. 위대한 스승의 말도 정답처럼 외우지만 말고 놓아 버려라. 그래야 비로소 네 두 발로 설 수 있다고요. 죽이라는 건 사람이 아니라, 내가 매달려 있던 우상 같은 생각을 죽이라는 뜻이었어요.

생각해 보면 우리도 늘 바깥에 정답을 두고 살아요. 유명한 사람이 한 말이니까 맞겠지, 다들 그렇게 하니까 옳겠지 하면서요. 그러다 보면 정작 내가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생각하는지는 자꾸 뒤로 밀려요.
임제 스님의 말은 거기에 찬물을 끼얹어요. 아무리 훌륭한 가르침도, 그걸 그냥 받아 외우기만 하면 내 것이 아니라고요. 심지어 부처라는 가장 높은 권위조차 그대로 떠받들지 말고, 스스로 소화해서 내 안에서 다시 세우라는 거예요. 그래서 이 한마디는 불교 안에서만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말할 때 두고두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려요.

임제 의현은 1000년도 더 된 옛날 중국에서 임제종을 연 선불교 스님이고,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는 그의 가장 유명한 한마디예요. 무섭게 들리지만 사람을 해치라는 말이 아니라, 내 바깥에 만들어 놓은 우상 같은 생각, 남에게 기대려는 마음을 놓아 버리라는 뜻이었어요. 자전거 안장을 잡아 주던 손을 놓아야 혼자 탈 수 있듯이, 부처라는 그림마저 내려놓아야 비로소 내 두 발로 깨달음에 설 수 있다고 본 거죠. 그래서 이 말은 누구에게 빌라는 가르침이 아니라, 스스로 서 보라는 다정하면서도 엄한 권유로 기억하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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