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투스 엠피리쿠스, 의학을 부정한 의사이자 회의주의자
의사 섹스투스는 환자를 보며 의학을 부정했다
섹스투스 엠피리쿠스는 환자를 진찰하면서, 같은 손으로 의학은 진리가 아니라고 적었어요.
2~3세기 무렵 그리스에서 활동한 의사이자 철학자인데, 이름부터가 이미 모순을 품고 있어요.
'엠피리쿠스(Empiricus)'는 '경험주의자'라는 뜻이에요.
그가 속한 경험학파(Empiric school)는 이론 대신 실제 관찰과 경험을 따르는 의사 집단이었어요.
그러니까 그는 직접 환자를 보고, 약초를 쓰고, 결과를 확인하는 실천적 의사였죠.
그런데 그가 남긴 『피론주의 개요』를 펼치면 의외의 주장이 나와요.
이 책은 "어떤 것도 확실히 알 수 없다"는 고대 회의주의 사상을 집대성한 저작이에요.
그는 그 책에서 의학 이론이 확실한 지식이 될 수 없다고 적었어요.
요리사가 "어떤 레시피도 정답일 수 없어요"라고 매일 외치면서 식당을 운영하는 상황이에요.
손님은 밥을 먹고 나가는데, 주방에서는 아무 레시피도 믿지 않는 사람이 요리하고 있는 거죠.
섹스투스가 정확히 그런 사람이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