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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엠페도클레스는 세상 모든 것이 흙, 물, 공기, 불 네 가지로 이루어졌고, 이 넷을 서로 뭉치게 하는 사랑과 흩어지게 하는 미움이라는 두 힘으로 자연을 설명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예요.

전해지는 이야기 하나로 시작해 볼게요.
옛사람들은 엠페도클레스가 자신이 신이 되었음을 증명하려고 시칠리아섬의 에트나 화산에 뛰어들었다고 이야기했어요.
정말 그랬는지는 아무도 몰라요.
하지만 이런 전설이 붙을 만큼 그는 특별한 인물이었어요.
지금부터 그가 "세상은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라는 큰 질문에 어떤 답을 내놓았는지 함께 따라가 볼게요.
엠페도클레스는 기원전 494년쯤 지금의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에 있던 도시 아크라가스에서 태어나, 기원전 434년쯤 세상을 떠났어요.
철학자이면서 시인이었고, 병을 고치는 의사이자 정치가이기도 했어요.
재미있게도 그는 자기 생각을 딱딱한 설명글이 아니라 긴 시로 남겼어요.
그래서 그의 글을 읽으면 마치 노래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안타깝게도 그 시는 지금 온전히 남아 있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옮겨 적은 몇백 줄의 조각으로만 전해져요.

엠페도클레스보다 앞선 철학자들은 "세상의 근본 재료는 딱 하나"라고 생각했어요.
어떤 사람은 물이라 했고, 어떤 사람은 공기라 했지요.
엠페도클레스는 여기서 한 걸음 나아가 "재료는 하나가 아니라 넷"이라고 말했어요.
바로 흙, 물, 공기, 불이에요.
그는 이 넷을 만물의 "뿌리"라고 불렀어요.
레고를 떠올리면 쉬워요.
우리는 몇 종류 안 되는 블록만 가지고도 자동차도 만들고 집도 만들잖아요.
엠페도클레스가 보기에 세상도 똑같아요.
딱 네 가지 재료를 이렇게 저렇게 섞으면 나무도 되고, 돌도 되고, 사람도 된다는 거예요.
요리로 바꿔 말하면, 재료 네 개를 어떤 비율로 넣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음식이 나오는 것과 같아요.
그는 실제로 뼈는 이 네 가지가 특정 비율로 섞여서 만들어진다는 식으로 설명하기도 했어요.
여기서 중요한 생각이 하나 숨어 있어요.
재료 자체는 새로 생기거나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그저 모였다 흩어질 뿐이지요.
무언가가 "사라졌다"고 느껴지는 건 사실 재료들이 흩어져 다른 모습이 된 것뿐이에요.
이 생각은 훗날 과학이 밝혀낸 사실과 놀랄 만큼 닮았어요.

그런데 재료만 있다고 세상이 저절로 만들어지진 않아요.
블록을 붙이고 떼는 손이 필요하지요.
엠페도클레스는 그 손 역할을 하는 두 가지 힘을 상상했어요.
하나는 재료를 끌어당겨 하나로 뭉치게 하는 사랑이고, 다른 하나는 뭉친 것을 떼어 흩어지게 하는 미움이에요.
두 힘을 표로 정리하면 이래요.
| 힘 | 하는 일 | 일상 비유 |
|---|---|---|
| 사랑 | 흩어진 재료를 끌어당겨 하나로 뭉침 | 자석의 두 극이 달라붙듯 |
| 미움 | 뭉친 재료를 떼어 다시 흩어놓음 | 다 지은 모래성이 무너져 흩어지듯 |
엠페도클레스는 이 두 힘이 영원히 밀고 당기기를 반복한다고 봤어요.
사랑이 강해지는 때가 있으면, 반대로 미움이 강해지는 때도 있어요.
마치 숨을 들이쉬고 내쉬기를 되풀이하듯, 세상은 뭉쳤다 흩어지기를 끝없이 되풀이한다는 거예요.
사랑이 완전히 이기면 모든 것이 하나로 뭉쳐 한 덩어리가 되고, 미움이 완전히 이기면 모든 것이 흩어져 따로따로 떨어진다고 봤어요.
우리가 사는 지금 이 순간은 두 힘이 한창 겨루고 있는 그 중간쯤이라는 거예요.
엠페도클레스의 네 원소 생각은 정말 오래 살아남았어요.
그 뒤 아리스토텔레스가 이어받으면서, 흙·물·공기·불이 세상의 기본 재료라는 믿음은 무려 2000년 넘게 유럽 사람들의 상식으로 자리 잡았어요.
근대에 들어와 화학이 발달하고 나서야 "진짜 기본 재료는 산소, 수소 같은 원소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지요.
물론 오늘의 과학은 세상이 딱 네 가지로만 이루어졌다고 보지 않아요.
그 점에서 엠페도클레스는 틀렸어요.
하지만 그가 던진 두 가지 발상은 지금 봐도 대단해요.
첫째, 복잡해 보이는 세상도 몇 가지 기본 재료의 조합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생각이에요.
둘째, 재료를 뭉치고 흩어지게 하는 힘이 따로 있다는 생각이에요.
오늘날 과학이 물질을 이루는 기본 입자와, 그 입자들을 밀고 당기는 힘을 나눠 설명하는 방식과 결이 통해요.
그는 눈이 사물을 보는 원리나 생물이 생겨나는 과정에 대해서도 나름의 상상을 남겼어요.
답이 다 맞진 않았지만, 신의 뜻으로 돌리지 않고 자연을 자연의 방식으로 설명하려 했다는 점이 그를 철학의 중요한 이름으로 남겼어요.
엠페도클레스는 세상을 흙, 물, 공기, 불 네 가지 재료로 보고, 이것들을 사랑과 미움이라는 두 힘이 뭉치고 흩어지게 한다고 설명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예요.
재료 몇 가지와 그것을 움직이는 힘으로 자연 전체를 풀어내려 한 그의 방식은, 세부 답이 틀렸어도 "복잡한 세상을 단순한 원리로 설명한다"는 태도로 오늘의 과학과 철학까지 이어졌어요.
다음에 물이 얼고 녹는 모습을 보게 되면, 사라진 게 아니라 그저 모였다 흩어질 뿐이라던 이 오래된 철학자를 한 번쯤 떠올려 봐도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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