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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의식의 어려운 문제는 뇌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 남김없이 밝혀내도 “왜 거기에 느낌이 따라붙는가”라는 물음이 따로 남는다는 지적이에요. 호주 출신 철학자 데이비드 차머스가 1994년 강연에서 이 이름을 처음 붙였습니다.
빨간 딸기를 하나 본다고 해볼게요.
눈이 빛을 받고, 신경이 신호를 나르고, 뇌가 빨강이라고 판단하고, 입이 “딸기다”라고 말해요.
여기까지는 과학이 언젠가 다 그려낼 수 있어요.
그런데 이상한 게 하나 남습니다.
그 모든 일이 벌어지는 동안 내 안에서는 빨강이 실제로 확 펼쳐져요.
그 느낌 말이에요.
차머스가 던진 질문이 딱 이겁니다.
기계 설명을 끝까지 밀어붙여도, 왜 그 작동에 느낌이 딸려 오는지는 여전히 설명되지 않아요.
그는 1994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열린 학회 강연에서 이것을 “어려운 문제”라고 불렀어요.
이 강연 한 번으로 단숨에 주목받는 사상가가 됐고요.
1995년에는 논문 「의식의 문제와 마주하기」를, 1996년에는 책 『의식하는 마음』을 펴냈습니다.
논문 속 문장 하나가 지금도 널리 인용돼요.
“정말 어려운 의식의 문제는 경험의 문제다.”
이름이 좀 얄궂어요.
차머스가 말한 쉬운 문제는 하나도 쉽지 않거든요.
다만 풀리는 방식이 뻔하다는 뜻이에요.
그 일을 해내는 장치가 어떻게 생겼는지만 밝히면 끝나니까요.
본인도 반쯤 농담으로 붙인 이름이라고 했어요.
| 구분 | 이런 질문들 | 어떻게 풀리나요 |
|---|---|---|
| 쉬운 문제 | 잠과 깨어 있음은 어떻게 갈릴까, 주의는 왜 한곳에 쏠릴까, 내 마음 상태를 어떻게 말로 보고할까, 여러 정보를 어떻게 하나로 합칠까 | 그 기능을 맡은 장치를 찾아 설명하면 해결돼요 |
| 어려운 문제 | 그 일이 벌어질 때 왜 느낌이 함께 있을까 | 장치를 다 찾아내도 답이 따로 남아요 |
사실 비슷한 고민을 300년 전에도 했어요.
라이프니츠는 1720년 『모나드론』에서 뇌를 방앗간만큼 크게 부풀려 그 안을 걸어 다녀 봐도, 톱니와 지렛대가 맞물리는 모습만 보일 뿐 생각이나 느낌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을 거라고 썼습니다.
1974년에는 토머스 네이글이 「박쥐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라는 논문으로 같은 자리를 다시 짚었고요.
차머스가 만든 유명한 사고실험이 있어요.
여기서 좀비는 영화에 나오는 그 좀비가 아니에요.
나와 원자 하나까지 똑같고, 똑같이 웃고, “딸기 맛있다”라고 똑같이 말하는데, 안이 텅 비어 있는 존재예요.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거죠.
불에 데면 “앗 뜨거”라고 말하지만 뜨거움은 없어요.
그런 존재를 상상해도 앞뒤가 안 맞지는 않죠.
차머스는 상상이 된다는 사실 자체가 뭔가를 알려준다고 봤어요.
느낌이 물리적 작동에 그냥 딸려 오는 게 아니라 따로 있다는 신호라는 거예요.
1996년 책에서 이 논증을 길게 펼쳤습니다.
아니에요.
여기서 많이들 헷갈려요.
그는 몸과 따로 떠도는 영혼을 말하는 데카르트식 이원론자가 아니에요.
자기 입장을 자연주의적 이원론, 또는 속성 이원론이라고 부릅니다.
마음은 뇌라는 물리적 몸에 자연법칙대로 딱 붙어 다녀요.
다만 물리적 상태로 완전히 바꿔 말할 수는 없다는 거죠.
실제로 그는 뇌가 특별한 재료라서 의식이 생긴다고 보지 않아요.
「없는 퀄리아, 흐려지는 퀄리아, 춤추는 퀄리아」라는 논문에서, 뇌세포를 기능이 똑같은 실리콘 칩으로 하나씩 갈아 끼운다고 상상해요.
느낌이 서서히 흐려지거나 갑자기 뒤바뀌는 그림은 도무지 그럴듯하지 않다고 논증하죠.
짜임새만 같으면 재료가 달라도 의식은 남는다는 이야기예요.
정보를 담은 모든 물리계에 아주 원초적인 의식의 씨앗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진지하게 검토해요.
다만 그걸 주장한다고 오해하면 안 돼요.
본인은 이 문제만큼은 판단을 유보한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조용히 넘어갈 리 없죠.
1995년 논문 뒤로 반응 논문이 20편 넘게 쏟아졌고, 데닛과 콜린 맥긴, 프란시스코 바렐라, 프랜시스 크릭, 로저 펜로즈의 글을 모아 1997년 『의식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책으로 묶였어요.
존 설은 뉴욕 리뷰 오브 북스 지면에서 공개적으로 비판했고요.
가장 강한 반대는 대니얼 데닛의 환상주의예요.
말로 다 못 할 사적인 느낌 같은 건 애초에 없고, 있다고 느끼는 착각만 있다는 겁니다.
어려운 문제는 풀 문제가 아니라 없애야 할 가짜 문제라는 거죠.
차머스는 여기에 흥미로운 방식으로 응수해요.
2018년 논문에서 메타문제를 제안하는데, 우리가 왜 의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지를 설명하는 문제예요.
이건 좀비도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라 과학으로 다룰 수 있거든요.
판이 어느 쪽으로 기울었는지 보면, 2020년 철학자 설문에서 응답자의 62.4퍼센트가 어려운 문제를 진짜 문제로 인정했고 29.7퍼센트는 그런 문제 자체가 없다고 답했어요.
아직 안 끝난 싸움이라는 뜻이에요.
참고로 자주 함께 언급되는 설명적 간극이라는 말은 차머스가 만든 게 아니에요.
조셉 레빈이 1983년에 내놓은 개념이고, 레빈은 그걸 자연에 난 틈이 아니라 자연을 이해하는 우리 쪽에 난 틈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챗봇이 “저는 슬퍼요”라고 답할 때 우리는 멈칫하게 되죠.
정말 슬픈 건지, 슬프다는 말만 하는 건지 가릴 방법이 없으니까요.
30년 전 좀비 사고실험이 갑자기 눈앞의 문제가 된 거예요.
차머스는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신경과학 교수이고 네드 블록과 함께 의식 연구 센터를 이끌어요.
2022년 책 『리얼리티 플러스』에서는 가상현실을 진지한 철학 주제로 다뤘고, 2023년 무렵에는 지금의 대규모 언어모델이 의식을 가질 가능성은 낮지만 10년 안에 진지한 후보가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습니다.
참고로 그는 2012년 뉴욕의 한 음악 축제에서 좀비 블루스라는 밴드의 보컬로 무대에 서기도 했어요.
차머스가 한 일은 답을 내놓은 게 아니라, 아무도 제대로 이름 붙이지 않던 자리를 정확히 가리킨 겁니다.
뇌가 하는 일을 전부 설명해도 왜 그 일에 느낌이 붙어 있는지는 남는다는 것, 그게 어려운 문제예요.
기억할 것은 세 가지예요.
첫째, 이건 뇌의 작동 방식을 아직 모른다는 말이 아니라 다 알아내도 남는 게 있다는 말이에요.
둘째, 그는 영혼을 말하는 게 아니라 마음이 물리 세계에 붙어 있되 물리 언어로 다 옮겨지지는 않는다고 봐요.
셋째, 이 문제는 아직 열려 있어요.
철학자 열 명 중 세 명은 문제 자체가 없다고 답하니까요.
오늘 저녁에 좋아하는 음식을 한 입 먹어 보세요.
그 맛이 입안에 퍼지는 순간, 세상에서 가장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 아주 평범하게 벌어지고 있는 거예요.

데이비드 차머스
David Chalmers
1966년
의식의 어려운 문제를 던진 심리철학자.

다니엘 데닛
Daniel Dennett
1942년
의식을 진화와 과학으로 설명하려 한 철학자.

토머스 네이글
Thomas Nagel
1937년
박쥐가 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의식을 물은 사람.

르네 데카르트
René Descartes
1596년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근대 철학의 출발점.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
Gottfried Leibniz
1646년
세상은 무수한 모나드로 되어 있고 최선의 세계라 본 사람.

존 설
John Searle
1932년
마음과 언어 행위를 분석한 철학자, 중국어 방 논증.

데이비드 차머스
David Chalmers
1966년
의식의 어려운 문제를 던진 심리철학자.

다니엘 데닛
Daniel Dennett
1942년
의식을 진화와 과학으로 설명하려 한 철학자.

토머스 네이글
Thomas Nagel
1937년
박쥐가 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의식을 물은 사람.

르네 데카르트
René Descartes
1596년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근대 철학의 출발점.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
Gottfried Leibniz
1646년
세상은 무수한 모나드로 되어 있고 최선의 세계라 본 사람.

존 설
John Searle
1932년
마음과 언어 행위를 분석한 철학자, 중국어 방 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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