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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옛날 중국에 이사라는 젊은 공무원이 있었어요. 창고와 화장실을 오가며 일하다가 쥐를 유심히 봤대요. 화장실 쥐는 더럽고 비쩍 마른 채 사람만 오면 깜짝 놀라 도망쳤고, 곡식 창고 쥐는 살이 통통하게 올라 사람이 와도 느긋했어요. 이사는 무릎을 쳤어요. "쥐나 사람이나 어디에 있느냐가 전부구나." 같은 쥐인데 사는 곳이 팔자를 갈랐던 거예요. 이 깨달음 하나로 그는 시골 창고지기 자리를 박차고 나옵니다. 더 큰 무대, 곡식 창고 같은 자리를 찾아서요.

이사는 기원전 280년쯤 초나라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어요. 그때 중국은 일곱 나라가 서로 치고받던 전국시대였죠. 이사는 순자라는 이름난 스승 밑에서 '사람을 어떻게 다스릴까'를 배웠어요. 공부를 마친 그는 가장 힘이 세지던 진나라로 갑니다. 그리고 훗날 진시황이 되는 젊은 왕 곁에서, 흩어진 일곱 나라를 하나로 합치는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돼요. 우리가 '진시황의 천하통일' 하면 떠올리는 정책들, 그 설계도를 그린 손이 바로 이사였어요.

진나라에 한 번은 "다른 나라 출신은 다 내보내자"는 명령이 떨어졌어요. 초나라 출신인 이사도 짐을 싸야 할 판이었죠. 이때 이사는 왕에게 편지 한 장을 올려요. 요지는 이래요. "맛있는 음식, 좋은 보석, 예쁜 음악은 다 다른 나라에서 들여오시면서, 왜 사람만 따지십니까? 천하의 인재를 다 모아야 천하를 얻습니다." 왕은 고개를 끄덕이고 명령을 거둬요. 좋은 식당이 동네 사람만 안 쓰고 솜씨 좋은 요리사를 어디서든 데려오는 것과 같은 이치였죠.

이사가 믿은 생각을 '법가'라고 불러요. 쉽게 말하면 이래요. 사람들에게 "착하게 살자"고 타이르는 대신, 잘하면 상 주고 어기면 벌하는 규칙을 딱 정해 두는 거예요. 학교에서 "사이좋게 지내렴" 하고 마는 대신, 지각하면 며칠 청소, 숙제 다 하면 칭찬 도장, 이렇게 규칙으로 굴러가게 만드는 셈이죠. 마음은 눈에 안 보이지만 규칙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니까요. 이사는 이 방식으로 거대한 나라를 하나의 기계처럼 움직이려 했어요.

기원전 221년, 진나라가 마침내 일곱 나라를 다 합쳐요. 그런데 합치고 보니 나라마다 글자 모양이 다르고, 저울 눈금이 다르고, 수레바퀴 사이 간격마저 달랐어요. 이사는 이걸 전부 하나로 통일해요. 글자는 한 가지 모양으로, 저울과 자도 똑같은 기준으로요. 생각해 보세요. 옆 동네에 갔더니 한 근이 갑자기 줄어들고 글자가 안 읽힌다면 장사도 편지도 엉망이겠죠. 이사가 기준을 맞춰 둔 덕에 넓은 나라가 한 몸처럼 소통하게 됐어요. 이건 지금 쓰는 한자의 뿌리이기도 해요.

그런데 이사에게는 아주 어두운 면도 있어요. 옛날 책을 들먹이며 "예전이 더 좋았다"고 떠드는 학자들이 거슬렸거든요. 그는 왕에게 제안해요. 의학, 농사, 점치는 책만 남기고 나머지 옛 역사책과 사상책은 다 태우자고요. 이게 기원전 213년의 '분서', 즉 책 태우기예요. 이듬해에는 자신들을 비판한 학자 460명쯤을 산 채로 땅에 묻었다고 전해져요. 이것이 '갱유'고요.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책과 사람을 없앤 이 일은, 두고두고 진나라의 가장 부끄러운 그늘로 남아요.

이사의 끝은 어땠을까요. 진시황이 갑자기 죽자, 이사는 권력을 지키려고 환관 조고와 손잡고 후계자를 몰래 바꿔치기해요. 하지만 곡식 창고의 쥐가 너무 편해진 걸까요. 조고는 곧 이사를 배신했고, 이사는 누명을 쓰고 기원전 208년에 처형당해요. 죽기 직전 그는 아들에게 말했대요. "옛날처럼 너와 함께 누렁이 끌고 토끼 사냥이나 다시 가 보고 싶구나." 더 큰 창고를 좇아 평생 달려온 사람의 마지막 말치고는, 너무나 소박한 소원이었죠.

이사는 쥐 두 마리에게서 "자리가 팔자를 만든다"는 생각을 얻고, 그 믿음대로 가장 높은 자리까지 올라간 사람이에요. 그는 흩어진 중국을 하나로 묶고, 글자와 저울을 통일해 거대한 나라가 한 몸처럼 움직이게 만든 뛰어난 설계자였어요. 하지만 같은 손으로 책을 태우고 학자를 묻어, 빛과 그늘을 함께 남겼죠. 규칙으로 모든 걸 다스리려던 그가 정작 권력 다툼 속에 무너진 마지막은, 자리만 좇은 삶이 어디로 갈 수 있는지 조용히 보여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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