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테르, 복권으로 부자가 된 계몽주의 풍자가
볼테르는 수학자와 짜고 정부 복권을 털었다
볼테르의 자유로운 글쓰기를 가능하게 만든 건 후원자가 아니었어요. 정부의 수학 실수였어요.
1729년, 35세의 신예 작가 볼테르(본명 François-Marie Arouet)는 수학자 라 콩다민과 이상한 사실을 하나 발견했어요. 라 콩다민은 훗날 직접 아마존까지 가서 지구 모양을 측량한 학자예요. 프랑스 재무부가 운영하는 채권 복권에서 상금 총액이 팔린 티켓 가격의 합보다 더 컸어요.
자판기에 500원을 넣었더니 거스름돈으로 1,000원이 나온다는 걸 알아챈 거예요. 두 사람은 신디케이트, 쉽게 말하면 공동 투자 모임을 꾸려 매달 복권 티켓을 전부 사버렸어요. 그렇게 약 750만 리브르, 오늘날로 치면 수백만 달러를 쓸어 담았어요.
이 한 번의 작전으로 볼테르는 평생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글을 쓸 재산을 확보했어요. 권력을 풍자한 펜은 정부의 수학 실수에서 태어난 거예요. 그리고 그 돈 덕분에, 앞으로 닥칠 모든 박해를 버텨낼 수 있었어요.
볼테르는 귀족에게 맞고도 바스티유에 갇혔다
볼테르는 두들겨 맞은 쪽이었지만, 감옥에 들어간 것도 그였어요.
1726년 극장에서 귀족 슈발리에 드 로앙과 말다툼이 벌어졌어요. 며칠 뒤 로앙은 자신의 하인들을 보내 볼테르를 거리에서 흠씬 두들겨 팼어요. 볼테르가 결투를 신청하자 체포된 건 가해자가 아니라 볼테르였어요.
부유한 이웃에게 맞고 신고했더니 내가 잡혀가는 상황이에요. 18세기 프랑스 귀족 사회가 딱 그랬거든요. 볼테르는 바스티유, 파리 한복판의 왕립 감옥에 두 번째로 갇혔어요.
처음 바스티유에 들어간 건 1717년이에요. 당시 나라를 대신 통치하던 섭정을 풍자한 시 때문에 11개월을 보낸 적이 있었어요. 이번에 주어진 선택은 감옥이냐 영국 추방이냐였어요. 그는 영국을 택했어요.
그 망명 2년이 그를 완전히 바꿔놓았어요. 뉴턴의 과학, 로크의 정치철학, 의회제도를 직접 눈으로 본 거예요. 단순한 풍자 작가에서 진짜 사상가로 다시 태어난 거예요. 폭력이 그를 만든 셈이에요.
볼테르는 처형된 신교도 아버지를 3년간 변호했다
볼테르는 만나본 적도 없는 신교도 가족을 위해 3년을 싸웠어요.
1762년 프랑스 남부 툴루즈에서 장 칼라스라는 신교도 상인이 처형됐어요. 죄목은 가톨릭으로 개종하려던 아들을 살해했다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아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거였어요.
칼라스가 당한 건 거열형이에요. 수레바퀴에 묶어 사지를 차례로 부수는 형벌이에요. 증거는 없었어요. 종교적 편견이 전부였어요.
소식을 들은 볼테르는 풍자를 잠시 내려놓았어요. 자신의 돈과 인맥, 펜을 전부 끌어모아 칼라스의 미망인을 베르사유로 데려갔어요. 그리고 『관용론』을 출판했어요. 종교가 달라도 함께 살아야 한다는 주장을 유럽 전체에 호소한 책이에요.
3년 뒤인 1765년, 칼라스의 결백이 공식적으로 인정됐어요. 뉴스에서 본 낯선 가족의 누명을 벗기겠다고 3년 동안 자기 저축을 쓰고 아는 모든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는 일과 같아요. 평생 신랄한 농담으로 살아온 작가가 인생에서 가장 진지한 3년을 바쳤어요.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을 위해서.
볼테르의 시신은 파리를 몰래 빠져나갔다
1778년 5월 어느 새벽, 볼테르의 시신은 살아 있는 척 마차에 앉아 파리를 빠져나갔어요.
볼테르가 숨을 거두자 가톨릭 교회는 기독교식 매장을 거부했어요. 평생 교회의 위선을 풍자해온 대가였어요. 그의 조카 미뇨 신부와 친구들은 방법을 찾아야 했어요.
시신에 옷을 입히고 마차 좌석에 똑바로 앉혔어요. 살아 있는 것처럼 가장한 채 새벽 파리를 빠져나갔어요. 약 160km를 달려 샹파뉴 지방의 셀리에르 수도원에 겨우 도착했어요.
주교가 매장을 막으라는 명령을 내리기 직전이었어요. 몇 시간 차이로 시신을 묻었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야 하는데 어느 도시에서도 허락하지 않아, 살아 있는 척 옷 입혀 새벽에 도시를 빠져나가는 상황이에요.
그런데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어요. 13년 뒤 프랑스 혁명 정부는 볼테르의 유해를 파리로 다시 불러들였어요. 위인들이 잠드는 국립 묘지 팡테옹에 공식 안치했어요.
교회에 쫓겨 도망치듯 파리를 떠났던 그가, 혁명 정부의 호위를 받으며 돌아온 거예요. 볼테르가 그걸 알았다면 뭐라고 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