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李斯): 창고 쥐의 꿈에서 시작해 멸족으로 끝난 진나라 승상 이야기
뒷간 쥐와 창고 쥐 사이에서 한 청년이 인생을 걸었다
화장실 쥐는 늘 겁에 질려 있었고, 창고 쥐는 당당했다.
스물넷의 이사는 그 차이가 능력이 아니라 장소라는 것을 깨달았다.
초나라의 하급 관리였던 이사는 어느 날 관청 뒷간에서 쥐 한 마리를 봤다.
사람과 개가 다가오자 쥐는 혼비백산 달아났다.
그런데 곡식 창고에 들어갔을 때, 또 다른 쥐가 보였다.
그 쥐는 달랐다.
배불리 먹고 있었고,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사는 그 자리에서 결론을 내렸다. "사람의 현명함과 어리석음은 쥐와 같아서, 자신이 처한 환경에 달렸을 뿐이야."
같은 대학 같은 학과를 나왔는데 대기업에 간 친구와 중소기업에 간 친구의 연봉이 세 배 차이 나는 현실.
이사가 본 것은 2300년 전 버전의 그 장면이었다.
이건 '노력하면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이사는 곧장 당대 최고 사상가 순자에게 달려갔다.
순자는 유가 철학을 계승하면서도 "인간의 본성은 본래 악하다"고 주장한 철학자였다. 쉽게 말하면, 사람은 교육과 제도로 다듬어야 비로소 쓸모 있어진다는 생각이었다.
그 가르침을 받은 이사는 가장 강한 나라, 진(秦)으로 향했다.
창고를 골랐으니, 남은 건 그 창고 안으로 들어가는 일뿐이었다.
외국인 추방령에 맞서 자기 목숨을 건 상소문 하나가 제국의 운명을 바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