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 포퍼, 틀릴 수 있어야 과학이라 말한 철학자의 역설적 삶
열여섯 살의 마르크스주의자가 마르크스를 버린 날
1919년 빈 거리에서 총성이 울렸을 때, 열여섯 살 소년은 자기가 믿던 사상이 방금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카를 포퍼는 그 나이에 이미 열렬한 마르크스주의자였어요.
혁명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고 믿었고, 공산당 시위대와 함께 빈 거리로 나갔어요.
그런데 경찰이 총을 쐈고, 옆에 있던 동료 청년들이 쓰러졌어요.
그 순간 포퍼의 머릿속을 스친 건 슬픔이 아니라 의심이었어요.
"혁명을 위해서라면 이 죽음도 감수해야 한다"는 논리가 갑자기 낯설게 느껴졌거든요.
누군가의 목숨을 수단으로 쓰는 사상이라면, 그게 정말 '인류를 위한' 사상일 수 있을까요?
몇 주 만에 포퍼는 마르크스주의를 완전히 떠났어요.
그리고 훗날 마르크스주의를 가장 정밀하게 해부한 철학자가 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어요.
내부에서 직접 믿어본 사람만이 그 논리의 약점을 정확히 알 수 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