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스 스코투스: 'dunce(바보)'의 어원이 된 중세 천재 철학자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도 그의 이름을 매일 쓰고 있다
'dunce'라는 단어가 있다.
바보, 멍청이, 공부 못하는 아이에게 씌우던 고깔모자의 이름.
이 모욕의 원래 주인은 중세 유럽이 배출한 가장 정교한 두뇌였다.
존 던스 스코투스(John Duns Scotus)는 동시대 학자들로부터 '닥터 수브틸리스(Doctor Subtilis)'라 불렸다.
번역하면 '정밀한 박사'.
당시 학자들이 서로에게 붙이는 별명은 그냥 칭호가 아니었다. 가장 뛰어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공식적인 존경의 표시였다.
그런데 그가 죽고 200년이 지났을 무렵, 16세기 르네상스 인문주의자들이 그의 추종자들을 조롱하기 시작했다.
"Duns men(던스 추종자들)은 세상이 바뀌었는데도 옛날 방식만 붙드는 고집쟁이들이야."
Duns men, Dunsmen, 그리고 결국 dunce.
반에서 1등 하던 학생의 이름이 졸업 후 '꼴찌'의 별명이 된 것이다.
살아서는 지나치게 똑똑하다는 이유로 경외받았고, 죽어서는 지나치게 똑똑하다는 이유로 조롱당했다.
같은 이유로 두 번 평가받았는데, 결과는 정반대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