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파라비가 궁정 부를 모두 버린 날 — 제2의 스승의 삶
이븐 시나는 알 파라비의 책 한 권으로 아리스토텔레스를 풀었다
이븐 시나는 자서전에 자기가 한 책을 40번 읽고도 이해 못 했다고 직접 적었어요.
그 책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이었고, 결국 그를 구한 건 시장에서 산 3디르함짜리 다른 사람의 책이었어요.
이븐 시나는 10세기 페르시아 출신의 철학자이자 의학자로, 이슬람 역사가 배출한 최고의 천재로 꼽히는 인물이에요.
그런 사람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책을 통째로 외웠는데도 한 줄도 이해를 못 했다고 고백한 거예요.
수능 만점자가 어떤 참고서를 40번 풀어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그러다 부하라의 시장을 돌던 중, 서점 상인이 은화 3닢에 내놓은 얇은 책 한 권을 집어 들었어요.
알 파라비의 주석서 《형이상학의 목적에 관하여》였는데, 아리스토텔레스가 정확히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를 풀어쓴 해설서였어요.
이걸 한 번 읽자 모든 것이 풀렸다고, 이븐 시나가 자서전에 직접 남겼어요.
그래서 후세 학자들은 알 파라비를 '제2의 스승'이라 불렀어요.
첫 번째 스승은 아리스토텔레스 본인이고요.
이슬람 최고의 천재가 혼자 읽어서 못 이해한 것을, 알 파라비의 책 한 권이 풀어냈으니 그 호칭이 과하지 않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