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븐 아라비, 16살에 대철학자 이븐 루시드를 침묵시킨 신비주의자
16살의 이븐 아라비가 대철학자 이븐 루시드를 침묵시켰다
그날 코르도바에서 가장 유명한 학자가 16살 소년의 한마디에 얼굴이 굳었어요.
1180년경, 지금의 스페인 남부 코르도바.
당대 유럽과 이슬람 세계를 통틀어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 이븐 루시드가 한 소년을 만났어요.
이븐 루시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를 집대성한 합리주의 대철학자로, 유럽 학자들이 '아베로에스'라 부르며 수백 년간 교과서처럼 인용한 사람이에요.
그런데 이날 그를 찾아온 건 정식 교육을 한 번도 받지 않은 16살 소년이었어요.
이름은 이븐 아라비, 당시엔 아무도 몰랐어요.
이븐 루시드가 물었어요.
"이성으로 푸는 진리와 직관으로 얻는 진리, 이 둘이 같은가?"
소년이 답했어요.
"예. 그리고 아니오."
늙은 철학자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어요.
이건 이븐 아라비가 나중에 자기 책에 직접 남긴 기록이에요.
왜 충격이냐고요?
이성으로 쌓은 진리 체계에 "예이기도 하고 아니오이기도 하다"고 말하는 건, 이성 자체에 한계가 있다는 뜻이에요.
평생 이성의 칼날을 갈아온 철학자에게, 갓 십대인 소년이 단 두 단어로 그 칼의 경계를 그어버린 거예요.
오늘로 치면 고등학생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사무실에 찾아가서, 그 사람의 평생 이론에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해요"라고 말하고 수상자가 말문이 막힌 것과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