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친이 자기 혀를 자르려 한 이유, 바수반두의 사상 전환
세친은 인도 불교 최고의 백과사전을 썼다
한 승려가 혼자서 한 학파 전체의 교리를 책 한 권으로 정리한 일이 있어요.
4~5세기 무렵 현재 파키스탄 페샤와르 일대인 간다라 지역에서 태어난 승려 바수반두, 한자 이름으로는 세친(世親)이라 불리는 인물이에요.
당시 인도 불교의 주류는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라는 학파였어요.
설일체유부는 "세상을 이루는 모든 기본 요소는 실제로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학파예요.
오늘날로 치면, 물리학자가 원자와 소립자가 진짜 실재한다고 믿는 것처럼, 마음과 물질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들이 모두 실재한다고 본 거예요.
세친은 이 학파의 교리를 600개의 게송으로 압축하고 방대한 주석을 붙여 『아비달마구사론(阿毘達磨俱舍論)』을 완성했어요.
줄여서 『구사론』이라고 해요.
이후 동아시아 불교 전역에서 "구사론을 모르면 불교를 모른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이 책은 표준 교과서가 됐어요.
그런데 세친은 나중에 자신이 집대성한 그 학파를 완전히 등지게 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