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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봄에 흙에 심는 씨앗 한 알을 떠올려 보세요. 손바닥에 올리면 먼지처럼 작아서, 누가 봐도 별것 아닌 것 같아요. 바람 한 번 불면 날아가 버릴 것 같지요. 그런데 그 작은 알 하나를 땅에 묻으면 몇 달 뒤에 싹이 트고, 키 큰 나무나 가득한 곡식이 돼요. 작다고 무시했던 것 안에, 사실은 엄청난 힘이 숨어 있었던 거예요.
함석헌이라는 분은 평생 이 생각을 붙들고 살았어요. 가장 작고 평범해 보이는 사람 한 명 한 명이 바로 씨앗이라고요. 이 글은 그분이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그 생각이 왜 지금도 기억할 만한지 천천히 풀어 보려고 해요. 어려운 철학 이야기 같지만, 손에 올린 씨앗 한 알만 떠올리면 끝까지 따라올 수 있어요.

함석헌은 1901년부터 1989년까지 살았던 한국의 사상가예요. 88년을 산 셈이지요. 사진을 보면 하얀 수염을 길게 기른 할아버지 모습으로 많이 남아 있어요.
그가 산 시기를 보면 마음이 좀 답답해져요. 젊을 때는 일본이 우리나라를 강제로 지배하던 시절이었고, 나이가 들어서는 우리 손으로 뽑지 않은 독재 정권이 이어지던 시절이었거든요. 한마디로 평생 힘센 사람이 약한 사람을 함부로 누르는 세상을 지켜본 분이에요. 그런 일이 잘못됐다고 말했다가 여러 번 감옥에 갇히기도 했어요.
그는 무엇보다 글을 쓰고 말을 하는 사람이었어요. 「뜻으로 본 한국역사」라는 책으로 잘 알려져 있고, 1970년에는 「씨알의 소리」라는 잡지를 만들어 자기 생각을 세상에 펼쳤어요. 종교에도 깊었는데, 나중에는 퀘이커라는 기독교의 한 갈래에 몸담았어요. 화려한 의식 없이 조용히 함께 앉아 마음을 가다듬는 모임이지요.

'씨알'은 어렵게 들리지만 사실 '씨앗 알갱이'라는 우리말이에요. 함석헌은 이 말을 아주 특별한 뜻으로 썼어요. 임금이나 권력자, 이름난 영웅이 아니라, 이름도 안 남는 보통 사람들이야말로 세상을 굴러가게 하는 진짜 알맹이라는 거예요.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에요. 농사를 짓고, 물건을 만들고, 밥을 차리고, 아이를 키우는 건 결국 평범한 사람들이잖아요. 역사책에는 왕이나 장군의 이름만 큼직하게 적히지만, 그 시대를 실제로 살아 낸 건 수많은 보통 사람들이지요. 함석헌은 바로 그 사람들이 역사의 진짜 주인공이라고 말한 거예요. 씨앗이 작아 보여도 그 안에 나무 한 그루가 통째로 들어 있듯이, 평범한 사람 안에 세상을 바꿀 힘이 들어 있다고 본 거지요. 그래서 그는 잘난 사람 몇 명을 떠받드는 대신, 늘 씨알 쪽을 바라봤어요.

함석헌이 살던 세상은 불공평한 일이 참 많았어요. 그럴 때 보통은 화가 나서 주먹을 쥐거나 무기를 들기 쉬워요. 그런데 그는 다른 길을 골랐어요. '비폭력 저항'이라는 길이에요.
이건 가만히 참고 넘어가는 게 아니에요. 잘못된 일에는 분명하게 아니요라고 말하되, 상대를 때리거나 미워하지는 않는 방식이에요. 인도의 간디라는 인물이 이 방법으로 유명한데, 함석헌도 비슷한 마음을 품었어요. 폭력으로 이기면 또 다른 폭력이 되돌아오지만, 옳음으로 버티면 결국 더 많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거지요. 학교에서 누가 주먹으로 윽박지를 때, 똑같이 때리는 대신 또박또박 그건 틀렸다고 말하는 친구를 떠올리면 비슷해요. 함석헌은 글과 말,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태도로 잘못된 권력에 맞섰어요.

함석헌의 생각이 특별한 건, 힘이 위에서 아래로만 내려온다고 보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보통은 높은 사람이 정하면 우리는 따른다고 여기기 쉬워요. 그런데 그는 반대로 봤어요. 가장 아래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 곧 씨알에서 진짜 힘이 솟는다고요.
이 생각은 우리한테도 작은 위로가 돼요. 나 하나쯤은 별것 아니라고 느낄 때가 많잖아요. 함석헌은 그렇지 않다고 말해 주는 셈이에요. 작은 씨앗 하나에 나무가 들어 있듯, 평범한 나에게도 세상을 조금씩 바꿀 몫이 있다고요. 그가 노벨 평화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한 건, 이런 생각이 한국을 넘어 다른 나라 사람들의 마음까지 움직였기 때문이에요.

함석헌은 가장 작고 평범한 사람을 '씨알', 곧 씨앗 한 알에 빗댄 사상가예요. 씨앗이 작아 보여도 그 안에 큰 나무가 들어 있듯, 보통 사람 하나하나가 세상의 진짜 주인공이라고 봤지요. 그리고 잘못된 힘에는 주먹 대신 흔들리지 않는 옳음으로 맞서는 비폭력의 길을 골랐어요. 오늘 딱 하나만 기억한다면 이거예요. 작아 보이는 나도, 그 안에 싹을 품은 씨앗 한 알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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