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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천 년쯤 전 인도에서는 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말로 겨루는 일이 흔했어요. 요즘 토론 대회처럼, 한쪽이 주장을 내놓으면 다른 쪽이 곧바로 빈틈을 파고들었죠. 지면 제자들이 등을 돌리고 떠나기도 했으니, 말 한마디가 꽤 무거웠어요.
그 자리에서 불교 학자들은 당시로선 놀라운 말을 했어요. "세상을 만든 신 같은 건 없다." 우리는 보통 종교라고 하면 신을 떠올리지만, 불교는 좀 달라요. 부처님은 세상을 창조한 절대자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후대의 불교 철학자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창조주는 논리적으로도 필요 없다"고 주장했어요. 신이 없다고 보는 이 입장을 무신론이라고 불러요. 그들은 감으로 그렇게 말한 게 아니라, 촘촘한 논증으로 무장하고 있었어요.

이때 맞은편에 앉은 사람이 우다야나예요. 인도 동부에서 활동한 철학자로, 지금으로부터 약 천 년 전 사람이에요. 그는 '냐야'와 '바이셰시카'라는 두 학파의 전통을 이어받았는데, 이름은 낯설어도 핵심은 단순해요. 세상은 우리 머릿속 착각이 아니라 진짜로 있다, 그리고 그 세상은 논리로 차근차근 따질 수 있다 — 이게 그가 평생 붙든 생각이에요.
우다야나는 불교의 무신론을 그냥 "틀렸다"고 우기지 않았어요. 그건 토론에서 통하지 않으니까요. 대신 그는 불교가 자랑하던 무기, 곧 논리로 정면 승부를 걸었어요. 그가 남긴 책 '냐야쿠수만잘리'는 제목을 풀면 '논리로 엮은 꽃다발'이라는 뜻인데, 신이 있다는 걸 한 단계씩 증명해 나가는 책이에요. 상대가 내놓을 법한 반박을 먼저 적어 두고, 그걸 하나하나 받아치는 방식으로 쓰여 있죠.

그의 가장 유명한 논증은 의외로 부엌에서 시작해요. 흙으로 빚은 항아리 하나를 떠올려 보세요. 이 항아리는 저절로 생기지 않았어요. 어딘가에 그것을 빚은 도공이 있었죠. 우리는 그 도공을 직접 못 봤더라도, 항아리가 여기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누군가 만들었구나" 하고 알 수 있어요.
우다야나는 이 단순한 생각을 세상 전체로 넓혔어요. 산과 강, 우리 몸처럼 여러 부분이 모여 이루어진 것들은 항아리와 똑같아요. 부분이 모여 만들어진 것에는 그것을 짜 맞춘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그렇다면 이 크고 정교한 세상을 짜 맞춘 솜씨 좋은 존재가 있을 텐데, 그게 바로 신이라는 거죠. 도공이 항아리를 빚듯, 세상에는 세상을 빚은 이가 있다는 이야기예요.

물론 불교 쪽도 호락호락하지 않았어요. 그들은 이렇게 받아쳤어요. "항아리는 도공을 본 적 있으니 그렇게 말하지만, 세상을 만드는 신은 아무도 본 적이 없잖아요?" 또 "신이 세상을 만들었다면, 그 신은 누가 만들었나요?" 하고 되물었죠. 만든 이를 자꾸 찾다 보면 끝없이 거슬러 올라가야 하니까요.
우다야나는 이런 반박을 피하지 않고 마주했어요. 그는 세상을 만든 존재는 항아리 빚는 도공과 달리 몸을 가지고 태어난 존재가 아니라, 처음부터 스스로 있는 특별한 존재라고 보았어요. 그래서 "그 신은 누가 만들었냐"는 물음은 여기서 멈춘다고 했죠. 답이 시원하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그가 상대의 질문을 무시하지 않고 끝까지 논리로 답하려 했다는 점이에요.

사실 두 진영의 싸움은 신이 있느냐 없느냐보다 더 밑바닥에 있었어요. 불교 철학자들은 세상 모든 것이 순간순간 나타났다 사라지는 흐름일 뿐, 변치 않고 머무는 알맹이는 없다고 봤어요.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같다는 느낌조차 착각이라고요.
우다야나는 정반대였어요. 항아리도, 나도, 세상도 진짜로 거기 있다고 봤죠. 그래서 그는 자아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걸 따로 깊이 따진 책도 썼어요. 신을 증명하는 일과 세상이 진짜라는 걸 지키는 일은 그에게 한 묶음이었어요. 세상이 진짜로 있다면, 그걸 만든 누군가도 진짜로 있어야 앞뒤가 맞으니까요.
이 논쟁이 지금 우리에게도 흥미로운 이유는, 누가 이겼느냐의 문제가 아니에요. 천 년 전 사람들이 "있다는 게 대체 뭘까, 증명한다는 게 뭘까"를 우리 못지않게 치열하게 따졌다는 데 있어요.

우다야나는 약 천 년 전 인도에서, 신은 없다는 불교의 주장에 논리로 맞선 철학자예요. 항아리에 도공이 있듯 세상에는 그것을 빚은 존재가 있다는 게 그의 핵심 논증이었죠. 불교가 "그 신은 누가 만들었냐"고 되물어도 그는 피하지 않고 답하려 했어요. 하지만 그 모든 논증 밑에는 더 큰 믿음이 있었어요 — 세상도 나도 착각이 아니라 진짜로 있다는 믿음이요. 신을 증명하려던 그의 노력은 결국, 우리가 발 딛고 선 이 세계가 실재한다는 걸 지키려는 싸움이기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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