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게가 평생작을 포기한 1902년, 러셀의 편지 한 통
프레게는 책 출간 직전 영국에서 온 편지를 받았다
프레게의 평생작을 무너뜨린 것은 비판자가 아니라, 그의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단 한 사람의 독자였어요.
1902년 6월 16일, 독일 예나 대학의 수학자 고틀로프 프레게는 영국에서 온 편지 한 통을 받아요.
보낸 사람은 영국의 논리학자 버트런드 러셀, 당시 30살의 젊은 학자였어요.
타이밍이 최악이었어요.
프레게는 바로 그 시점에 자신의 평생작 「산수의 기본법칙(Grundgesetze der Arithmetik)」 제2권을 인쇄하려던 참이었거든요.
'수학의 모든 것은 순수한 논리에서 나온다'는 걸 증명하겠다고, 25년 동안 쌓아온 책이에요.
그 편지에 러셀이 쓴 말은 짧았어요.
"당신의 시스템 안에 모순이 있습니다."
이른바 러셀의 역설이에요.
쉽게 말하면, '자기 자신을 포함하지 않는 집합들의 집합'을 생각해보면, 그것이 자기 자신을 포함하는지 아닌지가 결정이 안 된다는 거예요.
프레게가 집합 개념을 써서 산수의 기초를 세웠는데, 그 집합 개념 자체에 구멍이 뚫린 거예요.
신제품 출시 전날 밤, 가장 열심히 앱을 써준 베타 테스터 한 명이 메일을 보내온 상황이에요.
"있잖아요, 이 앱의 핵심 엔진 자체가 잘못 설계됐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