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바가 말한 영혼, 깨달아도 신과 하나가 되지 않는 이유
깨달으면 모두 하나가 된다는 이야기
인도 철학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이런 말을 떠올려요. '사실 너와 나, 그리고 신은 모두 하나다. 깨닫고 나면 나라는 작은 것은 사라지고 거대한 하나로 돌아간다.' 물 한 방울이 바다에 떨어지면 더는 방울이 아니라 그냥 바다가 되는 것처럼요. 소금으로 만든 인형이 바다가 얼마나 깊은지 재 보려고 들어갔다가 스르르 녹아 버려서, 어디까지가 인형이고 어디부터가 바다인지 알 수 없게 된다는 옛이야기와도 닮았어요. 이 '모두 하나'라는 생각을 가장 멋지게 정리한 사람이 8세기의 대철학자 샹카라예요. 그 뒤로 오백 년 가까이 인도에서는 이쪽이 정답에 가깝다고 여겨졌어요.
800년 전, 남인도에서 '아니에요'라고 한 사람
그런데 이 거대한 흐름에 정면으로 '그건 아니에요'라고 맞선 사람이 있었어요. 13세기 인도 남부에 살았던 마드바라는 철학자예요. 지금의 카르나타카 지역, 바닷가 마을 우두피 근처에서 태어났고, 평생 크리슈나 신을 깊이 사랑한 사람이었어요. 우두피에는 그가 모신 크리슈나 사원이 지금도 남아 있어요. 마드바는 샹카라의 '모두 하나'에 이렇게 답했어요. '아니에요. 영혼과 신은 끝까지 서로 다른 둘이에요. 아무리 깨달아도 하나로 녹지 않아요.' 그래서 그의 가르침을 둘이라는 뜻의 드바이타, 곧 이원론이라고 불러요.
물방울이 아니라 거울에 비친 빛
마드바의 생각을 그림으로 그려 볼게요. 샹카라가 영혼을 바다에 녹아드는 물방울로 봤다면, 마드바는 영혼을 거울에 비친 햇빛처럼 봤어요. 거울은 해가 있어야 밝게 빛나요. 스스로 빛을 내는 게 아니라 해한테 빛을 받아서 빛나는 거예요. 그런데 아무리 환하게 빛나도 거울이 곧 해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거울은 끝까지 거울이고, 해는 끝까지 해예요. 영혼도 똑같아요. 신 덕분에 살아 있고 늘 신에게 기대지만, 그렇다고 영혼이 신이 되지는 않아요. 영혼은 언제까지나 신보다 작고, 영원히 신의 것으로 남아요. 이 끝나지 않는 거리, 이게 바로 마드바가 말한 영혼의 영원한 차이예요.
세상은 처음부터 다 다른 것들로 가득하다
마드바는 이 다름이 신과 영혼 사이에만 있는 게 아니라고 했어요. 신과 영혼이 다르고, 영혼과 영혼이 서로 다르고, 영혼과 사물이 다르고, 신과 사물이 다르고, 사물과 사물끼리도 다 다르다고요. 이렇게 다섯 가지 다름을 말했어요. 거창하게 들리지만 사실은 우리가 매일 보는 그대로예요. 내 짝꿍과 나는 다른 사람이고, 책상과 나도 다르고, 연필과 지우개도 서로 다르잖아요. 마드바는 이 '다 다름'이 언젠가 사라질 착각이 아니라, 세상의 진짜 모습이라고 못 박았어요.
영혼마다 타고난 결이 다르다는 말
마드바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어요. 영혼들이 그냥 다른 정도가 아니라, 저마다 타고난 결과 등급까지 다르다고 본 거예요. 합창단을 한번 떠올려 보세요. 다 함께 노래를 불러도 목소리는 사람마다 다르고, 아무리 연습해도 모두를 똑같은 목소리로 만들 수는 없어요. 마드바는 어떤 영혼은 끝내 신에게 다가가 자유로워지고, 어떤 영혼은 태어나고 죽기를 계속 되풀이하며, 또 어떤 영혼은 끝내 어둠에 머문다고까지 봤어요. 모두가 똑같이 한 곳으로 모이는 게 아니라는 거죠. 이렇게 영혼마다 영원히 다른 자리를 둔다는 단호한 생각이, 그를 다른 인도 철학자들과 가장 크게 갈라놓았어요.
왜 이 생각이 중요할까
만약 '모두 하나'가 맞다면, 너와 나의 다름도, 내가 누구인지도 결국 깨달음 앞에서 사라질 임시 무대 같은 게 돼요. 마드바는 정반대로 말한 거예요. 네가 신과 다르고 다른 사람과도 다른 바로 그 다름이야말로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진짜라고요. 그래서 마드바의 길에서는 신을 향한 사랑과 헌신이 가장 중요해져요. 하나로 녹아 없어질 사이가 아니라, 작은 내가 큰 신을 끝까지 우러르고 사랑하는 관계로 남기 때문이에요. 다름이 있어야 사랑도 있는 셈이죠.
정리
마드바는 13세기 남인도에서, '깨달으면 모두 하나가 된다'는 큰 흐름에 맞서 '영혼은 영원히 신과도, 서로와도 다르다'고 말한 철학자예요. 거울이 끝내 해가 되지 못하듯 영혼은 신이 되지 않고, 영혼마다 타고난 결도 등급도 다르다고 봤어요. 다름을 없애야 할 착각이 아니라 영원히 남는 진짜로 본 것, 이것이 바로 마드바가 말한 영혼의 영원한 차이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