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세상은 하나라고 할 때, 마드바는 너와 신은 영원히 다르다고 말했어요
한 반에 선생님 두 분이 정반대를 말한다면
여러분 학교에 선생님 두 분이 계신다고 해볼게요. 한 분은 "사실 너랑 나랑 저 칠판이랑 다 똑같은 거야, 겉모습만 다를 뿐이지"라고 말해요. 다른 한 분은 "무슨 소리예요, 너는 너고 나는 나고 칠판은 칠판이지, 절대 안 섞여요"라고 받아쳐요. 둘 다 진지하고, 둘 다 자기가 맞다고 믿어요. 어느 쪽 말이 맞을까요? 800년쯤 전 인도에서 바로 이 다툼이 아주 큰일처럼 벌어졌어요. 그리고 그 두 번째 선생님 자리에 선 사람이 오늘 이야기할 마드바예요.
먼저 만나야 할 사람, 샹카라
마드바를 이해하려면 샹카라부터 알아야 해요. 샹카라는 마드바보다 400년쯤 앞선 사람인데, 인도 철학에서는 멀리서도 보이는 큰 산 같은 존재예요. 그는 이렇게 가르쳤어요. "네 안의 진짜 너와 온 세상을 만든 신은 원래 똑같은 하나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바닷물을 컵에 떠 담으면 '컵 속 물'이 되지만, 그게 바닷물과 다른 물은 아니잖아요. 샹카라가 보기엔 우리 하나하나가 그 컵 속 물 같았어요. 너와 나로 나뉘어 보이는 건 '컵'이라는 껍데기 때문이고, 껍데기를 깨고 보면 다 같은 한 바다라는 거죠. 그래서 그는 눈에 보이는 이 세상의 구분을 '마야', 그러니까 일종의 착시라고 불렀어요. 이 가르침을 '아드바이타', 우리말로 '둘이 아니다'라는 뜻의 비이원론이라고 해요. 마음이 편해지는 말이라 수백 년 동안 인도 철학의 큰 흐름이 되었어요.
마드바는 손을 들고 아니라고 했어요
그런데 1238년부터 1317년까지 살았던 마드바라는 사람이 이 흐름에 정면으로 손을 들었어요. 그는 지금의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 우두피라는 바닷가 마을 근처에서 태어났어요. 어릴 때부터 머리가 좋고 몸도 튼튼했다고 전해져요. 자라서는 인도 곳곳을 다니며 다른 학파 학자들과 끝없이 토론했고, 우두피에는 크리슈나 신을 모시는 절을 세우기도 했어요.
마드바의 대답은 단호했어요. "아니요, 너와 신은 하나가 아니에요. 영원히 다른 둘이에요." 컵 속 물과 바다가 결국 같은 물이라는 말에, 마드바는 "물방울은 바다에 가까이 갈 수는 있어도 바다 그 자체가 되지는 못한다"고 본 거예요. 이렇게 세상이 '둘로 나뉘어 있다'고 보는 그의 생각을 '드바이타', 우리말로 '둘'이라는 뜻의 이원론이라고 불러요.
영원히 안 섞이는 다섯 가지
마드바는 세상에 절대 하나로 합쳐지지 않는 구분이 다섯 가지 있다고 정리했어요. 신과 나, 신과 사물, 나와 너, 나와 사물, 그리고 사물과 사물이에요.
어렵게 들리지만 사실 우리 일상 그대로예요. 아무리 친한 단짝이라도 내가 그 친구가 되지는 않잖아요. 내 책상과 옆 친구 책상이 똑같이 생겼어도 그 둘은 분명 다른 책상이고요. 마드바가 보는 세상이 딱 이래요. 모두가 저마다 다르고, 그 다름은 착시가 아니라 진짜라는 거예요. 그래서 샹카라가 "이 세상은 마야, 착시다"라고 한 것과 정반대로, 마드바는 "이 세상은 진짜로 있다"고 했어요. 네가 만지는 책상도, 네 옆에 앉은 친구도 꿈이 아니라 진짜라는 거죠.
왜 굳이 다르다고 고집했을까요
여기서 궁금해져요. 다 하나라고 하면 왠지 더 너그럽고 좋은 말 같은데, 마드바는 왜 그렇게까지 "다르다"고 우겼을까요.
마드바에게 이건 사실 사랑의 문제였어요. 그는 신을 마음 다해 우러르고 따르는 삶을 가장 귀하게 여겼어요. 그런데 나와 신이 똑같은 하나라면, 도대체 누가 누구를 사랑하는 걸까요. 결국 내가 나를 좋아하는 셈이 되어 버려요. 마드바는 "내가 신과 다른 존재이기 때문에, 비로소 신을 우러르고 사랑할 수 있다"고 봤어요. 친구가 나와 다른 사람이라서 내가 그 친구를 아끼고 보고 싶어 하는 것처럼요. 그에게 '다름'은 쓸쓸한 거리감이 아니라, 사랑이 시작되는 바로 그 자리였던 거예요.
정리
마드바는 "모든 게 결국 하나"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서 "너와 신, 너와 나는 영원히 다른 둘"이라고 말한 사람이에요. 그가 본 세상은 착시가 아니라 진짜이고, 그 다름이 있어야 사랑도 따름도 생긴다고 믿었어요. 누군가 "따지고 보면 다 같은 거야"라고 말할 때,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를 아낄 수 있어요"라고 답한 목소리가 800년 전 인도 바닷가에 있었다는 것, 그거 하나만 기억해도 충분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