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그로텐디크: 수학을 버리고 은둔자가 된 천재의 삶
국적도 집도 없던 망명객 소년은 인류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수학의 새로운 영토를 설계했다
그는 평생 어느 나라의 시민권도 갖지 않은 채 오직 숫자의 세계에서만 주권을 행사했던 무국적자였습니다.
오늘날 현대 수학의 뿌리라 불리는 대수기하학의 기초를 혼자서 다시 쓴 인물이 바로 알렉산더 그로텐디크입니다.
대수기하학이란 도형의 모양을 숫자의 방정식으로 풀거나, 반대로 방정식의 성질을 도형으로 시각화해 이해하는 아주 어려운 학문입니다.
그의 어린 시절은 수학 공식보다 훨씬 가혹한 생존의 현장이었습니다.
유대인 아버지는 나치 수용소에서 살해당했고, 소년 그로텐디크 역시 어머니와 함께 프랑스의 수용소를 전전하며 자랐습니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그는 학교 대신 굶주림과 추위를 먼저 배웠지만, 그 비참함 속에서도 숫자의 규칙을 발견하며 스스로를 지켰습니다.
놀랍게도 그는 정식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현대 수학의 핵심 개념들을 스스로 '재발명'하기 시작했습니다.
"교과서에 나온 정의는 너무 딱딱해서 내 식대로 다시 생각해야 했어"라고 그는 회상했습니다.
남들이 이미 닦아놓은 길을 걷지 않았기에, 그는 인류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수학의 심연을 가장 먼저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