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앙, 자기가 만든 법에 갇혀 죽은 개혁가의 이야기
아무도 몰라주는 이방인이 왕에게 세 번 찾아갔다
상앙이 처음 왕 앞에서 꺼낸 것은 인의(仁義), 도덕으로 백성을 교화해 나라를 다스리는 이상적 정치였어요.
왕은 졸았습니다.
상앙은 위(魏)나라 귀족 가문의 서얼이었어요.
정실이 아닌 첩의 자식이라, 핏줄은 있어도 권력은 없는 자리였거든요.
그의 능력을 알아본 사람은 위나라 재상 공숙좌뿐이었는데, 공숙좌는 죽기 전 왕에게 말했어요.
"상앙을 쓰든지, 아니면 죽이든지 하십시오. 절대 그냥 두면 안 됩니다."
위나라 왕은 둘 다 하지 않았어요.
'늙은이가 병중에 헛소리를 하는군'이라 생각하고 무시했거든요.
이 판단 하나가 훗날 위나라에 무슨 결과를 가져올지, 왕은 몰랐습니다.
상앙은 진(秦)나라로 건너갔어요.
진나라 효공(孝公)은 서쪽 변방의 후진국 군주로, 중원 제후들에게 무시당하는 것에 이를 갈고 있었어요.
상앙은 세 번 면접을 봤는데, 처음 두 번은 인의와 덕으로 다스리는 방법을 이야기했어요.
효공은 두 번 다 졸았습니다.
세 번째에 상앙이 꺼낸 것은 달랐어요.
"지금 당장 나라를 강하게 만드는 방법"이었거든요.
효공은 며칠 밤을 꼬박 새워가며 들었어요.
가장 훌륭한 이상이 외면받고, 가장 냉혹한 현실론이 채용된 것.
면접에서 진심 어린 포부가 떨어지고 '3년 안에 이 수치를 달성하겠습니다'가 통과되는 그 장면이에요.
나무 기둥 하나를 옮겼을 뿐인데 제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