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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13세기에 한 철학자가 강의 도중 자신이 신의 화신이라 선언했어요.
그것도 자기 입으로.
오늘날로 치면, 신학 교수가 강단에서 "저는 천사 가브리엘의 환생입니다"라고 선언하는 것과 같아요.
학생들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상상이 가죠?
1238년경 인도 남부에서 태어난 마드바는 정확히 그 일을 했어요.
마드바는 강의 도중 자신이 바유(Vayu)의 세 번째 화신이라고 직접 선언했어요.
바유는 인도 신화의 바람신이에요.
첫 번째 화신은 『라마야나』의 원숭이 영웅 하누만, 두 번째는 『마하바라타』의 전쟁 영웅 비마였고, 자신이 그 계보를 잇는다고 했어요.
인도 사상사에서 철학자가 추종자들에게 신격화되는 건 흔한 일이에요.
하지만 살아있는 동안 스스로 선포한 경우는 마드바가 사실상 유일해요.
다른 현자들은 사후에 제자들이 신화를 덧붙였지만, 마드바는 직접 자기 입으로 공표했어요.
마드바는 힌두교의 가장 큰 약속 하나를 깨버렸어요.
모두가 결국 구원받는다는 약속이었어요.
힌두교는 윤회를 믿어요.
여러 생을 거치다 보면 결국 모든 영혼이 해탈(목샤)에 이른다는 거예요.
목샤란 윤회의 수레바퀴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으로, 기나긴 여정이지만 결승선은 모두에게 열려 있다는 게 힌두교의 오랜 약속이었어요.
그런데 마드바는 자신의 주저 『아누뱌캬나(Anuvyakhyana)』에서 영혼을 세 등급으로 나눴어요.
『아누뱌캬나』는 인도 철학 고전 『베단타 수트라』에 대한 마드바의 주석서예요.
가장 높은 등급은 신의 곁으로 가고, 중간 등급은 윤회를 반복하지만, 가장 낮은 등급인 타모요갸(tamoyogya)는 영원히 지옥에 머문다고 했어요.
모두가 결국 졸업장을 받는 학교에서, 교장이 "어떤 학생은 영원히 졸업하지 못해"라고 선언하는 격이에요.
힌두 철학 역사 최초로 영원한 지옥을 가르친 인물이 마드바예요.
그것도 자기가 속한 종교의 핵심 약속을 스스로 깨면서요.
마드바는 자기를 가르친 스승을 결국 자기 제자로 만들었어요.
마드바의 첫 출가 스승은 아추타프렉샤(Achyutapreksha)였어요.
아추타프렉샤는 아드바이타(불이일원론)를 가르쳤어요.
아드바이타란 "나와 신은 결국 하나"라는 사상으로, 개인의 영혼이 수행을 통해 우주적 신과 합일된다는 믿음이에요.
하지만 마드바는 출가하자마자 스승의 가르침을 거부했어요.
그는 정반대인 드바이타(이원론)를 주장했어요.
드바이타는 "신은 신이고, 나는 나다. 그 간격은 영원히 좁혀지지 않는다"는 사상이에요.
박사과정 신입생이 지도교수의 평생 연구를 첫 세미나에서 반박해버리는 격이에요.
그런데 기록에 따르면, 결국 아추타프렉샤가 마드바의 논증에 설득되어 드바이타로 전향했어요.
인도 사상사에서 제자가 스승을 자기 이론의 추종자로 만든 사례는 극히 드물어요.
마드바는 죽지 않았어요.
그는 강의 도중 사라졌어요.
1317년경, 79세의 마드바는 자신이 세운 우다피(Udupi) 사원에서 강의하고 있었어요.
우다피는 인도 남서부 해안의 도시로, 마드바가 설립한 사원 공동체가 지금도 그곳에서 이어지고 있어요.
그는 그날 고대 철학 문헌 『아이타레야 우파니샤드』를 제자들에게 강의하던 중이었어요.
그러다 사라졌어요.
묘소도 없고, 사리도 없어요.
같은 시대 인도 철학자들은 모두 죽음의 기록과 묘소가 남아 있는데, 마드바만 달랐어요.
추종자들은 그가 히말라야의 바다리(Badari) 성지로 들어가 전설적 현자 비야사(Vyasa)와 함께 있다고 믿어요.
비야사는 베다와 마하바라타를 저술한 것으로 전해지는 인도 신화의 현자예요.
강의 도중 교수가 사라지고 시신도 유품도 없는 채로 종결된 사건처럼, 마드바의 마지막 강의는 끝이 아니라 전설의 시작이 됐어요.
그래서 지금도 그 강의는 어딘가에서 계속되고 있다고, 제자들은 믿어요.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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