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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위나라가 버린 한 사람이, 결국 위나라를 지도에서 지울 진나라의 설계도를 그리고 있었어요.
상앙의 본명은 위앙(衛鞅)이에요.
위(衛)나라 군주의 첩에게서 태어난 서자였어요.
정식 귀족도 아니었고, 후계자도 아니었어요.
그는 이웃 나라 위(魏)나라로 건너가 재상 공숙좌 밑에서 일했어요.
공숙좌는 능력을 알아봤지만 살아 있는 동안 왕에게 추천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죽기 직전에야 위혜왕을 불러 이렇게 말했어요.
"상앙을 쓰지 않으려거든 반드시 죽이시오.
살려 두면 다른 나라가 씁니다."
위혜왕은 그 말을 흘려들었어요.
병석의 헛소리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그 판단이 위나라 역사에서 가장 비싼 실수가 됐어요.
그 무렵 서쪽 진(秦)나라에서 효공이 구현령을 내렸어요.
구현령은 '천하의 인재를 구한다'는 포고문이에요.
오늘날로 치면 링크드인에 "국적 불문, 전 세계 인재 모집"을 올린 것과 같아요.
상앙은 그 공고를 보고 진나라로 갔어요.
효공을 네 번 만났는데, 처음 두 번은 효공이 졸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요.
세 번째 면담에서 상앙은 전략을 바꿨어요.
이상적인 정치 이론 대신 나라를 실제로 강하게 만드는 방법을 꺼냈거든요.
효공은 그제야 자리를 앞으로 당겼어요.
결국 위나라가 죽이지도 않고 쓰지도 않은 사람이, 진나라의 재상이 됐어요.
상앙은 진나라를 바꾸기 전에 나무 한 그루부터 옮기게 했어요.
기원전 359년 무렵, 변법(變法)을 공포하기 직전이었어요.
변법이란 나라의 기존 법과 제도를 근본부터 바꾸는 것이에요.
귀족의 세습 특권을 없애고, 전공이 없으면 작위도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계획이었어요.
당연히 귀족들은 반발했고, 백성들은 믿지 않았어요.
상앙은 법을 선포하기 전에 도성의 남문에 높이 약 9미터짜리 나무 기둥을 세웠어요.
그리고 이런 방을 붙였어요.
"이 나무를 북문으로 옮기는 자에게 10금을 주겠다."
오늘날로 치면 길거리에 "이 의자를 50미터 옮기면 1000만 원" 현수막이 붙어 있는 상황이에요.
사람들은 구경만 했어요.
뭔가 수상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아무도 움직이지 않자 상앙은 포상금을 50금으로 올렸어요.
그러자 한 사람이 반신반의하며 나무를 북문까지 옮겼어요.
상앙은 즉시 50금을 지급했어요.
이를 입목지신(立木之信)이라 해요.
'나무를 세워 신뢰를 얻었다'는 뜻이에요.
이 장면이 백성에게 전달한 메시지는 하나였어요. "이 사람은 말한 대로 한다."
그제야 본격적인 변법이 시작됐어요.
전공 없이는 귀족 자녀도 작위를 받을 수 없는 군공작제(軍功爵制), 대가족을 강제로 나눠 세금을 늘리는 분가령(分家令) 같은 법들이 선포됐어요.
그 법들이 진나라에 뿌리를 내린 건, 백성이 이미 믿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상앙은 진나라에서 가장 건드려선 안 될 사람의 스승의 코를 베었어요.
변법이 시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건이 터졌어요.
태자 영사(嬴駟), 훗날 혜문왕이 될 인물이 새 법을 어겼어요.
태자는 다음 왕이에요.
상앙은 이렇게 말했어요. "법이 시행되지 않는 건 위에서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태자에게 직접 형을 내리는 건 불가능했어요.
그래서 상앙은 책임을 스승들에게 물었어요.
태자의 사부 공자건(公子虔)에게는 의형(劓刑)을 내렸어요.
의형은 코를 베는 형벌이에요.
또 다른 스승 공손가(公孫賈)의 얼굴에는 경형(黥刑)으로 먹물 문신을 새겼어요.
둘 다 귀족에게는 사형보다 더한 수치였어요.
몸에 평생 흔적이 남으니까요.
그날 이후 진나라 귀족과 백성 모두가 법 앞에 굳었어요.
코를 잘린 공자건은 그날부터 8년 동안 집 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해요.
하지만 태자는 살아남았어요.
그리고 언젠가는 왕이 될 사람이었어요.
상앙이 진나라를 강하게 만든 바로 그 결단이, 동시에 자기를 처형할 칼날을 갈아두는 일이었어요.
그는 그 사실을 알았을까요.
상앙을 죽인 건 그의 적이 아니라 그가 만든 법이었어요.
기원전 338년, 효공이 세상을 떠났어요.
코를 베인 공자건이 8년을 기다린 그 순간이 왔어요.
태자 영사가 혜문왕으로 즉위하자마자, 공자건은 상앙을 모반죄로 고발했어요.
상앙은 도망쳤어요.
진나라 변경까지 달아났고, 날이 저물어 한 여관 앞에 섰어요.
그런데 여관 주인이 문을 막았어요.
"신분을 증명하는 문서가 없는 자를 받으면 연좌로 처벌받습니다."
연좌(連坐)란 범죄자와 가까운 사람도 함께 처벌하는 제도예요.
숨겨줬다는 이유만으로 여관 주인도 잡혀갈 수 있었어요.
그 법은 상앙 자신이 만든 것이었어요.
이를 두고 후대에 작법자폐(作法自斃)라는 말이 생겼어요.
'자기가 만든 법에 자기가 죽는다'는 뜻이에요.
설계자 본인도 예외 없이 작동하는 법, 그게 상앙이 원했던 법이었어요.
결국 상앙은 붙잡혔어요.
혜문왕은 거열형(車裂刑)을 명했어요.
사지와 목 다섯 군데를 수레에 각각 묶어 찢어 죽이는 형벌이에요.
가족도 멸족당했어요.
진나라는 그가 만든 법 위에서 계속 강해졌고, 결국 천하를 통일했어요.
그 효율을 마지막으로 증명한 사람이, 설계자 자신이었어요.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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