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베드카르가 마누법전을 불태운 이유와 인도 헌법의 역설
암베드카르는 학교에서 물을 마실 수 없었다
암베드카르의 가장 깊은 분노는 책이 아니라 빈 컵에서 시작됐어요.
1900년대 초, 인도 사타라의 한 초등학교에 달리트 소년 하나가 다니고 있었어요.
달리트는 힌두 카스트 제도 가장 아래에 놓인 사람들이에요.
태어난 것만으로 특정 장소에 들어갈 수 없고, 특정 물건에는 손조차 댈 수 없는 신분이에요.
그 소년의 이름은 빔라오 람지 암베드카르.
학교에는 공동 수도꼭지가 있었지만, 달리트가 손을 대면 물 전체가 더럽혀진다고 믿었어요.
그래서 학교 사환이 위에서 물을 따라줘야 했어요.
사환이 결근한 날은, 종일 물을 한 모금도 마시지 못했어요.
회사 정수기 앞에서 "당신 성씨는 이거 못 쓰는 거 알죠?"라는 말을 매일 들어야 하는 상황이에요.
그게 평생의 일이었어요.
훗날 암베드카르는 컬럼비아 대학교와 런던정경대(LSE)에서 경제학·법학 박사 학위를 세 개 받아요.
당시 인도 전체를 통틀어도 손꼽히는 학력이었어요.
하지만 그 모든 박사 논문보다 먼저 그의 머릿속에 새겨진 기억은, 빈 컵이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