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코 델라 미란돌라가 23살에 교황을 도발한 이유
미란돌라는 23살에 유럽 학자 전부에게 도전장을 보냈다
1486년, 스물세 살의 청년이 유럽 전체 학자에게 도전장을 보냈어요.
오늘날로 치면 대학원 1년차가 노벨상 수상자 전원에게 이런 제안을 한 것과 같아요. "제 논문 900개를 반박해보세요. 오시는 여비는 제가 드리겠습니다."
조반니 피코 델라 미란돌라는 신학, 철학, 그리고 유대 신비주의 전통인 카발라를 아우르는 900개의 명제를 담은 책을 출판했어요. 카발라란 유대교의 비의적 전통으로, 당시 기독교 유럽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동방의 비밀 지식이었어요. 미란돌라는 이 900개 명제를 갖고 로마에서 공개 토론을 열겠다고 선언하며, 유럽 각지에서 오는 학자들의 여비까지 자신이 부담하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토론은 시작도 못 했어요.
교황 인노첸시오 8세가 그중 13개 명제를 이단으로 판정했거든요. 신앙에서 벗어난 주장이라는 이유였어요. 토론장에 모였어야 할 유럽 학자들은 아무도 오지 못했고, 미란돌라의 공개 도전은 교황청의 검열로 그렇게 막혀버렸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