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안 보이는 빛을 발견한 음악가의 망원경

옛날 사람들은 밤하늘의 행성이 딱 6개뿐인 줄 알았대
혹시 태양계 행성 이름을 외워본 적 있나요? 수금지화목토천해, 여덟 개잖아요. 그런데 1781년 전까지 사람들은 행성이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딱 여섯 개뿐이라고 믿었어요. 수천 년 동안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죠.
왜냐하면 토성까지는 맨눈으로도 보였거든요. 밤하늘에서 밝게 빛나는 점 여섯 개를 누구나 셀 수 있었으니까, "이게 전부야"라고 생각한 거예요. 마치 교실에서 보이는 친구들이 전부인 줄 알다가, 옆 반에 엄청 재밌는 애가 있었던 것처럼요.
더 놀라운 건, 이 '일곱 번째 행성'을 찾아낸 사람이 과학자가 아니라 음악가였다는 거예요. 이름은 윌리엄 허셜. 독일에서 태어나 영국으로 건너가서 오보에를 불고, 오르간을 연주하고, 작곡까지 하던 음악 선생님이었어요. 그런 사람이 어떻게 행성을 발견했냐고요? 그건 이 사람이 망원경에 완전히 빠져버렸기 때문이에요.

직접 망원경을 만들어서 아무도 모르던 행성을 찾아냈다고?
허셜은 음악 레슨이 끝나면 밤마다 하늘을 올려다봤어요. 문제는 당시 망원경이 너무 비쌌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 사람, 직접 만들기 시작했어요. 금속을 녹이고, 거울을 갈고, 틀을 짜는 걸 혼자 다 했죠. 실패한 거울만 200개가 넘었대요. 게임에서 보스를 200번 지고도 다시 도전한 셈이에요.
그렇게 만든 망원경은 당시 세계 최고 성능이었어요. 다른 과학자들의 망원경보다 훨씬 멀리, 훨씬 선명하게 볼 수 있었죠. 1781년 3월 어느 밤, 허셜은 하늘을 훑다가 이상한 점 하나를 발견했어요. 별인 줄 알았는데, 며칠 뒤에 보니 위치가 살짝 움직여 있는 거예요.
"별은 안 움직이는데?" 허셜은 계속 관찰했고, 결국 그게 별이 아니라 아무도 모르던 새 행성이라는 걸 증명했어요. 바로 천왕성이에요! 수천 년 만에 처음으로 태양계 가족이 한 명 늘어난 순간이었죠. 음악가가 직접 깎은 거울 하나가 인류의 우주 지도를 다시 그린 거예요. 그런데 허셜의 진짜 대단한 발견은 아직 남아 있었어요.

그런데 이 사람은 빛 속에 눈에 안 보이는 '뜨거운 빛'까지 찾아버렸어
천왕성 발견으로 유명해진 허셜은 계속 연구를 했어요. 어느 날 그는 궁금한 게 생겼어요. "햇빛의 색깔마다 온도가 다를까?" 우리가 프리즘으로 빛을 쪼개면 무지개처럼 빨주노초파남보가 나오잖아요. 허셜은 각 색깔 위에 온도계를 하나씩 올려놓고 온도를 쟀어요.
빨간색 쪽으로 갈수록 온도가 올라갔어요. 그러다 허셜은 장난처럼 한 가지를 더 해봤어요. 빨간색 바깥쪽, 그러니까 아무 색깔도 안 보이는 빈 공간에 온도계를 놓은 거예요. 그런데 온도가 오히려 가장 높게 올라간 거예요!
눈에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뜨거운 빛이 거기 있었던 거죠. 허셜은 이걸 '보이지 않는 빛'이라고 불렀고, 나중에 과학자들이 '적외선'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적외선은 '빨간색(적) 바깥(외)의 광선(선)'이라는 뜻이에요. 이 발견은 어마어마했어요. 인간의 눈에 보이는 빛이 전부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빛의 세계가 따로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된 거니까요. 이 발견 덕분에 나중에 엑스선, 전파, 자외선 같은 다양한 보이지 않는 빛들도 하나씩 찾아냈어요.

네 리모컨 버튼을 누를 때마다 그 보이지 않는 빛이 날아가고 있어
허셜이 발견한 적외선, 사실 여러분은 매일 쓰고 있어요. TV 리모컨 앞쪽에 있는 조그만 불빛 보이죠? 버튼을 누르면 거기서 적외선이 쏘아져 나가요. 눈에 안 보이지만, 스마트폰 카메라로 리모컨 앞부분을 비추면서 버튼을 눌러 보세요. 보라색 빛이 깜빡이는 게 보일 거예요. 그게 바로 허셜이 찾은 그 빛이에요!
코로나 때 이마에 대던 체온계도 적외선이에요. 우리 몸에서 나오는 적외선의 양으로 열이 있는지 확인하는 거죠. 배달 음식 포장에 은박지를 쓰는 것도 적외선(열)을 반사해서 온기를 지키려는 거예요.
음악가 허셜이 우리에게 알려준 건 이거예요.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게 아니다." 다들 6개뿐이라고 할 때 일곱 번째 행성을 찾았고, 빛이 끝난 줄 알았던 곳에서 보이지 않는 빛을 찾았어요. 혹시 여러분 주변에도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데, 자세히 보면 놀라운 게 숨어 있진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