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벨의 임명장이 죽은 이틀 뒤 도착했다 | 26살에 죽은 수학 천재
아벨은 19살에 250년 풀리지 않은 방정식을 증명했다
아벨은 250년 동안 모두가 풀려고 했던 문제를, 답이 없다고 증명해버렸어요.
1545년부터 유럽 수학계는 하나의 문제에 매달려 있었어요.
5차 방정식의 일반적인 풀이 공식을 찾는 것이었죠.
2차 방정식엔 근의 공식이 있고, 3차·4차도 공식이 이미 있으니까, 5차도 당연히 있을 거라고 모두가 믿었어요.
라그랑주, 오일러 같은 그 시대 최고의 수학자들이 250년 동안 "어떻게 풀지?"를 고민했어요.
그런데 노르웨이 시골 출신의 가난한 19살 청년은 질문 자체를 바꿨어요.
"풀이 공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증명하면 어떨까?"
1824년, 닐스 헨리크 아벨은 자비로 돈을 모아 6쪽짜리 논문을 인쇄했어요.
인쇄비조차 아껴야 했던 아벨은 원래 증명을 반쪽 분량으로 압축했어요.
그 6쪽에서 증명한 건 이거예요. "5차 이상의 일반 방정식은 사칙연산과 거듭제곱근만으로는 절대 풀 수 없어요."
평생을 걸고 풀라는 시험 문제에 "이 문제는 답이 없습니다"라고 답안지를 낸 셈이에요.
그리고 그게 맞았어요.
코시는 아벨의 대표 논문을 책상 서랍에서 잃어버렸다
아벨이 평생을 걸고 쓴 그 논문은,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수학자의 책상 서랍에서 12년 동안 잠들어 있었어요.
1826년, 아벨은 유럽 학계의 심장부인 파리로 갔어요.
자신의 인생작인 '파리 논문'을 프랑스 학술원에 제출하기 위해서였어요.
이 논문은 타원 함수에 관한 것으로, 타원의 둘레를 계산하는 수학 문제에서 출발해 완전히 새로운 이론을 세운 내용이에요.
심사를 맡은 사람은 오귀스탱 코시였어요.
코시는 당시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수학자였어요.
그런데 코시는 아벨의 논문을 받아들고는, 검토하지 않은 채 어딘가에 올려뒀어요.
그 논문이 다시 발견된 건 1841년이에요.
아벨이 죽고 12년 뒤, 다른 학자가 코시의 책상 어딘가에서 우연히 찾아낸 거예요.
오늘로 치면, 어렵게 만든 포트폴리오를 면접관이 받자마자 다른 서류 더미 아래 끼워두고 잊어버린 것과 같아요.
아벨은 파리에서 코시와 제대로 된 면담도 하지 못했어요.
논문이 묻혀버린 사실도, 살아생전엔 알지 못했고요.
아벨은 약혼자를 남겨두고 26살에 결핵으로 죽었다
아벨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부탁한 것은 수학이 아니라, 약혼자를 친구에게 맡기는 일이었어요.
파리에서 돌아온 아벨의 건강은 이미 기울어져 있었어요.
유럽을 돌아다니는 동안 영양도 부족했고, 추위 속에서 지낸 날도 많았어요.
그나마 삶에 따뜻한 면이 생긴 건 크리스티네 켐프를 만나면서예요.
그는 아벨의 약혼자로, 노르웨이의 가정교사였어요.
아벨은 그를 '크렐리'라는 별명으로 불렀고,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어요.
1828년 겨울, 아벨은 크렐리를 만나러 썰매를 타고 이동했어요.
그 여정에서 결핵이 급격히 악화됐어요.
결핵 치료를 받으려면 돈이 필요했는데, 아벨에게는 없었어요.
그래서 그는 광산회사가 운영하는 프롤란드의 집에서 요양했어요.
사실상 집주인의 자비로 버티는 상황이었어요.
1829년 4월 6일, 아벨은 26세로 숨을 거뒀어요.
250년짜리 난제를 푼 수학자가, 결핵 약값을 낼 돈도 없었던 거예요.
마지막으로 친구에게 부탁한 건 크렐리를 잘 돌봐달라는 말이었어요.
두 사람의 결혼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어요.
베를린 교수 임명장은 아벨이 죽고 이틀 뒤 도착했다
1829년 4월 8일, 노르웨이의 한 외딴 농가에 도착한 편지는 정확히 이틀 늦었어요.
아벨에게는 평생 진심으로 그를 지지한 후원자가 있었어요.
아우구스트 크렐레라는 사람으로, 베를린에서 수학 저널을 창립해 아벨의 논문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인물이에요.
아벨의 재능을 일찍 알아본 크렐레는 수년에 걸쳐 베를린 대학에 아벨의 교수직을 마련해달라고 청원했어요.
그리고 그 청원이 마침내 받아들여졌어요.
크렐레는 임명 소식을 담은 편지를 노르웨이로 보냈어요.
편지가 프롤란드에 도착한 날은 1829년 4월 8일이에요.
아벨이 죽은 날은 4월 6일이었어요.
이틀 차이예요.
오늘로 치면, 합격 통보 메일이 본인 장례식 다음 날 수신함에 도착한 것과 같아요.
평생 가난과 무명 속에서 버텼던 인생이, 딱 그가 눈을 감는 순간 인정으로 바뀐 거예요.
아벨이 그 편지를 읽었다면, 뭐라고 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