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시스 크릭: 생물학을 배운 적 없는 물리학자가 DNA를 해독한 이야기
37세까지 박사학위도 없던 남자가 세기의 발견을 앞두고 있었다
크릭이 서른일곱 살이 되던 해, 그의 이력서에는 박사학위 대신 해군 기뢰 설계 경력이 적혀 있었다.
프랜시스 크릭은 원래 물리학자였다. UCL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제2차 세계대전 동안에는 영국 해군성에서 기뢰의 폭발 메커니즘을 연구했다. 적의 잠수함을 격침시키는 무기를 설계하던 손이, 전쟁이 끝나고 나서는 생명의 구조를 풀기 시작한 것이다.
전향은 30대에 이루어졌다. 생물학 수업을 정식으로 들어본 적 없는 남자가 생물학의 가장 핵심적인 질문 앞에 앉았다. 박사학위는 1954년, 그의 나이 38세에야 나왔다.
30대에 업종을 바꾸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우리는 안다. "지금 시작하면 너무 늦은 거 아닌가?"라는 질문에 크릭은 가장 극단적인 방식으로 답했다. 그냥 시작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늦은 시작 끝에 20세기 생물학 최대의 발견이 기다리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