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버너스 리: 웹을 발명하고 무료로 공개한 남자의 선택과 후회
세계 최초의 웹서버에는 빨간 잉크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인류의 소통 방식을 완전히 뒤집은 기계를 지킨 건 방화벽도 경비원도 아니었다.
빨간 잉크로 쓴 손글씨 한 줄이었다.
1990년 크리스마스 무렵, 스위스 제네바 외곽 CERN 물리학 연구소의 사무실 한편에 검은 정육면체 컴퓨터가 한 대 놓여 있었다.
컴퓨터 이름은 NeXT 큐브. 그 위에는 종이 한 장이 테이프로 붙어 있었다.
"This machine is a server. DO NOT POWER IT DOWN!!" 이 기계가 세계 최초의 웹서버였다.
집에서 외장하드에 "절대 포맷 금지!!!"라고 포스트잇을 붙여본 적 있다면, 그 심정의 우주적 버전이다.
누군가 청소하다 플러그를 뽑았으면 웹의 탄생은 몇 달 늦어졌을 수도 있었다.
오늘날 수조 달러 규모 산업의 씨앗이 된 기계를 지킨 건 보안 시스템이 아니라 종이 한 장과 빨간 펜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