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yright © Origin Corp. All Rights Reserved.
v1.0.10
로딩 중입니다
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피타고라스 학파의 신성한 진리를 깨버린 죄로, 제자 히파수스는 산 채로 바다에 던져졌어요.
기원전 5세기경, 히파수스라는 제자가 수학적으로 불편한 진실을 하나 발견했어요.
√2, 그러니까 "2의 제곱근"은 1.41421356...으로 끝없이 이어지고, 어떤 분수로도 딱 떨어지게 쓸 수 없어요.
이런 수를 무리수라고 해요.
1/2이나 3/4처럼 정수끼리의 비율로 나타낼 수 없는 숫자예요.
하지만 피타고라스 학파의 핵심 신조는 "만물은 정수의 비로 이루어진다"였어요.
세상 모든 것은 딱 떨어지는 비율로 설명될 수 있다는 믿음이었어요.
그런데 히파수스가 그 믿음이 수학적으로 틀렸다는 걸 증명해 버린 거예요.
결과는 충격적이에요.
후대 기록자 이암블리코스(피타고라스 학파의 역사를 정리한 고대 철학자)에 따르면, 학파는 히파수스를 배에 태우고 바다에 던졌어요.
결국 진리를 추구하는 수학 결사가, 진리를 발견한 제자를 익사시킨 거예요.
피타고라스는 학원장이 아니라, 자기를 신의 아들로 부르게 한 교주였어요.
오늘날 어떤 IT 거물이 알고 보니 5년 묵언 수행을 강제하는 신흥 종교를 운영하고 있었다면 어떨까요.
그게 기원전 530년경의 피타고라스예요.
그는 이탈리아 남부 크로톤이라는 도시에 비밀 결사를 세웠어요.
크로톤은 당시 그리스 식민도시였는데, 오늘날 이탈리아 남쪽 발끝 지역에 해당해요.
제자들은 입회 후 5년 동안 말을 해선 안 됐어요.
멤버는 두 등급으로 나뉘었어요.
핵심 내부자는 마테마티코이, 그러니까 "진짜 수학자"로 불렸고, 모든 비밀 교리를 배울 수 있었어요.
바깥쪽 청강생은 아쿠스마티코이로, 외부 강의만 들을 수 있는 2등급 멤버였어요.
그런데 피타고라스 본인은 아폴론 신의 아들로 숭배받았어요.
영혼의 윤회와 불멸을 가르쳤고, 수십 가지 기이한 금기들이 종교 계율처럼 퍼져 있었어요.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수학자 피타고라스"는 그의 극히 일부분이에요.
피타고라스는 칼을 든 적 앞에서 콩밭을 가로지르지 못해 죽었어요.
가장 이성적이어야 할 수학자가, 미신적 금기 하나 때문에 목숨을 잃은 거예요.
피타고라스는 콩에 죽은 사람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어요.
콩을 먹는 건 "죽은 부모의 머리를 먹는 것"과 같다고 가르쳤어요.
그래서 학파 내에서 콩은 절대 건드릴 수 없는 금지 항목이었어요.
전설에 따르면, 정적들의 습격을 받은 피타고라스가 도망치다가 콩밭 앞에서 멈춰 섰어요.
그 밭만 가로지르면 살 수 있었지만, 그는 발을 내딛지 않았어요.
결국 추격자들에게 따라잡혀 살해당했다고 해요.
이 기록을 남긴 건 고대 전기 작가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예요.
그가 철학자들의 생애를 정리한 책에 담긴 이야기로, 전설이긴 하지만 콩 금기 자체는 학파의 실제 계율이었어요.
"합리적인 수학자"라는 이미지와 이보다 더 거리가 먼 죽음이 있을까요.
피타고라스 정리는 피타고라스가 발견한 것이 아니에요. 그는 글 한 줄도 남기지 않았어요.
그런데 우리가 아는 "직각삼각형에서 빗변의 제곱은 다른 두 변의 제곱의 합과 같다"는 정리는, 그보다 1000년 이상 앞선 기록에 이미 나와 있어요.
미국 컬럼비아대학이 소장한 바빌로니아 점토판 플림프턴 322가 그 증거예요.
기원전 1800년경에 만들어진 이 점토판에는 피타고라스 정리와 같은 수식이 쐐기 문자로 새겨져 있어요.
피타고라스가 태어나기 1200년 전이에요.
피타고라스 본인은 어떤 저작도 남기지 않았어요.
강의 노트 한 장, 메모 한 줄도 없어요.
그의 모든 가르침은 제자들의 입에서 입으로만 전해졌어요.
학파 안에서 어떤 주장에 이의를 달 수 없을 때, 근거는 딱 하나였어요.
"아우토스 에파", 그러니까 "그분이 친히 말씀하셨다"는 그리스어 한 마디예요.
이 말이 모든 토론을 닫는 최종 권위였어요.
가장 합리적인 학문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 안은 교주의 말 한마디가 진리인 집단이었어요.
그 집단에서 수학적 진리를 발견한 히파수스가 바다에 던져졌다는 건, 어쩌면 처음부터 예정된 결말이었을지도 몰라요.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교리가 진리보다 앞서는 집단은 어디에나 있지 않을까요.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1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