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카이가 1200년째 식사를 받는 이유
구카이는 24살에 출세길을 박차고 출가했다
24살, 구카이는 가문이 30년 공들여 깔아준 출세길을 한 권의 책으로 끊어버렸어요.
791년, 18살의 구카이는 大学寮(다이가쿠료)에 입학했어요.
다이가쿠료는 당시 일본 국가 관료를 길러내던 최상위 교육기관으로, 지금으로 치면 행정고시 준비 특수대학원이에요.
합격하면 천황 가까이서 일하는 귀족 관료가 될 수 있었어요.
구카이의 집안은 사에키 가문, 당시 나라(奈良) 귀족 사회에서 손꼽히는 명문이었어요.
삼촌은 황실 학문을 가르치는 스승이었고, 구카이는 그 연줄로 다이가쿠료에 들어갔어요.
말하자면, 태어날 때부터 코스가 깔린 엘리트 코스의 주인공이었죠.
그런데 24살, 구카이는 책 한 권을 썼어요.
『三敎指歸(산교지키)』는 유교·도교·불교를 비교하며 왜 불교가 진리인지 논증하는 책이에요.
지금으로 치면 명문대 졸업반에서 "저는 취업 대신 출가하겠습니다"라는 선언문을 제출한 거예요.
결과는 명확했어요.
가문의 기대를 끊고, 관료 코스를 포기하고, 등록도 안 된 떠돌이 수행자가 됐어요.
안전망 없이, 소속도 없이, 그냥 산으로 들어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