킵 손이 50년 기다린 한 번의 진동
킵 손은 1972년에 불가능한 실험을 제안했다
킵 손이 1972년에 약속한 것은, 인류가 한 번도 측정해본 적 없는 크기의 흔들림을 잡겠다는 것이었어요.
그 흔들림의 크기는 양성자 지름의 1만 분의 1이에요.
양성자는 원자핵 안에 들어 있는 입자인데, 그걸 다시 1만 분의 1로 잘라야 하는 수준이죠.
비유하자면 이래요.
서울에서 부산까지 1000킬로미터 떨어진 강에서 물고기 한 마리가 꼬리를 한 번 흔들었을 때 생기는 파문을, 부산 앞바다에서 잡겠다는 거예요.
동료 물리학자들 대부분이 "평생 안 된다"고 했고, 손 본인도 그게 50년이 걸릴 줄은 몰랐어요.
1972년 MIT 워크숍에서 손은 레이저 간섭계를 이용한 실험을 제안했어요.
레이저 간섭계란, 레이저 빛을 두 방향으로 동시에 쏜 뒤 돌아오는 시간 차이로 아주 작은 거리 변화를 측정하는 장치예요.
훗날 이것이 LIGO(라이고), 즉 중력파 관측소가 돼요.
그런데 중력파가 뭐냐고요.
중력파는 아인슈타인이 1916년에 예측한 거예요.
무거운 천체 두 개가 서로를 향해 돌다가 충돌하면, 그 충격이 물 위의 파문처럼 우주 공간을 퍼져 나간다는 거죠.
문제는 지구에 도달할 때쯤이면 그 파문이 워낙 작아진다는 거예요.
아인슈타인 본인도 "인간이 측정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썼어요.
그 불가능한 실험을 손은 1972년에 하겠다고 했고, 강당에 앉아 있던 동료들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