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잔 차: 아무것도 갖지 않은 승려가 300개 사원을 남긴 이야기
아홉 살 소년이 신발을 벗고 숲으로 걸어 들어갔다
1927년, 태국에서 가장 가난한 마을의 아홉 살 소년이 집을 나섰어요.
돈을 벌러 간 게 아니라, 평생 아무것도 갖지 않기 위해서였어요.
아잔 차가 태어난 곳은 태국 동북부 이산 지방이에요.
전기도 수도도 없던 시절, 태국에서도 가장 가난한 땅이었어요.
그런데 그는 가난 때문에 출가한 게 아니었어요.
그게 이 이야기의 이상한 점이에요.
아홉 살에 사미승이 된 뒤, 그는 오히려 더 철저하게 가난을 선택했거든요.
사미승이란 오늘날로 치면 수습 스님, 정식 수계를 받기 전 단계예요.
스무 살에 정식 비구로 수계를 받은 그가 가진 건 허름한 가사 한 벌이 전부였어요.
매일 아침 맨발로 마을을 돌며 음식을 구걸했어요.
이걸 탁발이라고 해요.
스님이 직접 밥을 짓지 않고, 마을 사람들이 그릇에 담아주는 것으로만 하루를 버티는 방식이에요.
대학 합격 통지서를 받고도 "내가 진짜 원하는 게 이게 맞나"라고 느껴본 적 있다면, 아홉 살에 이미 그 선택을 내린 소년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