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기요시: 종전 후 감옥에서 죽은 일본 철학자의 비극
하이데거 앞에 앉은 스물여섯 살 일본 청년이 돌아와서 한 일
1920년대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의 한 강의실에서, 훗날 나치에 협력할 철학자와 훗날 일본 감옥에서 죽을 철학자가 마주 앉아 있었습니다.
1922년, 미키 기요시는 독일로 건너갔습니다.
스물여섯 살이었습니다.
그가 찾아간 사람은 마르틴 하이데거—아직 『존재와 시간』을 출판하기 전, 유럽 철학계에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젊은 교수였습니다.
미키는 그 초기 강의를 직접 들은 극소수의 아시아 유학생이었습니다.
하이데거 밑에서, 그리고 신칸트주의 철학자 리케르트 밑에서 수학한 뒤 귀국한 그는, 교토학파—니시다 기타로를 중심으로 형성된 일본 고유의 철학 전통—의 차세대 기대주로 불렸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그가 선택한 것은 교수직이 아니었습니다.
해외 명문대에서 유럽 철학의 최전선을 경험하고 온 엘리트 지성인이, 정부가 감시하는 마르크스주의 운동에 뛰어든 것입니다.
가장 순수한 학문을 배운 사람이, 가장 위험한 사상을 선택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