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왓슨: DNA 발견의 영광과 몰락, 그가 몰래 본 사진 한 장
생명의 비밀은 실험실이 아니라 복도에서 새어 나왔다
그 사진을 찍은 사람은 방 안에 없었다.
사진을 본 사람이 노벨상을 받았다.
1953년 1월, 킹스칼리지의 과학자 모리스 윌킨스는 동료의 X선 사진 한 장을 꺼내 방문객에게 보여줬다.
그 사진의 이름은 'Photo 51', 찍은 사람은 로절린드 프랭클린이었다.
프랭클린은 그 사실을 몰랐다.
오늘날로 치면, 팀원이 몇 달 동안 밤새워 만든 기획서를 누군가 복사기 위에 두고 자리를 비운 사이 옆 팀 사람이 슬쩍 읽어간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사진을 본 방문객, 25세의 제임스 왓슨은 그 순간을 나중에 이렇게 회고했다.
"보자마자 입이 벌어졌다. DNA가 나선형이라는 게 한눈에 보였거든."
Photo 51은 DNA에 X선을 쪼여 찍은 사진으로, 필름 위에 'X' 모양의 점들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이 패턴이 나선 구조를 가리킨다는 걸 프랭클린은 알았고, 왓슨도 그 순간 알아챘다.
20세기 최대의 과학적 발견이 정식 협력이 아니라 본인 모르게 유출된 데이터에서 시작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