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크하르트가 신에게 신을 떠나달라 빈 날
에크하르트는 신에게 '신을 떠나게 해달라' 기도했다
신학의 정점에 오른 수도사가 어느 설교에서 이렇게 기도했어요.
"Ich bitte Gott, dass er mich Gottes ledig mache."
독일어로 된 이 문장의 뜻은 "신이여, 나를 신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소서"예요.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는 1260년 무렵 태어나 도미니크회 수도사로 살았어요.
파리 대학에서 두 차례 신학 교수 자리에 오른 사람이었는데, 이건 토마스 아퀴나스 외에 거의 받지 못한 영예였어요.
오늘날로 치면 전국 최고 로스쿨에서 두 번 학장을 지낸 법학자 같은 존재였죠.
그 사람이 평생 연구한 '신'을 떠나달라고 기도했어요.
평생을 모셔온 사장에게 "사장님, 제발 좀 떠나주세요"라고 진지하게 부탁하는 것과 같아요.
그런데 그가 떠나달라 한 건 신 자체가 아니었어요.
그가 떠나달라 한 건 사람들이 머릿속으로 만들어낸 '신의 이미지'였어요.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벌을 내리는, 인간이 자기 편의대로 조각해 놓은 신의 모습이에요.
에크하르트는 그 이미지가 오히려 진짜 신을 가린다고 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