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천, 상인 배에 숨어 송나라로 밀항한 고려 왕자 승려
왕의 동생이 한밤중 정주 포구에서 배에 올랐다
송나라로 간 고려 왕자는 정식 사절이 아니었다.
상인 배에 몰래 올라탄 30살 승려였다.
1085년 4월, 의천은 형 선종에게 몇 번이나 출국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왕자가 외국에 나간다는 건 납치나 외교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었다.
허락이 날 리 없었다.
그래서 그는 제자 두 명만 데리고 황해도 개풍의 정주 포구로 향했다.
거기서 기다리던 건 송나라 상인 임녕의 배였다.
배가 파도 위로 나간 뒤에야 모후와 형이 "제발 돌아오라"는 서신을 연달아 보냈지만, 배는 이미 황해를 가르고 있었다.
반전은 여기서 나온다.
고려 제일의 신분이 오히려 그를 가둔 새장이 됐던 거다.
왕자라서 출국 허가가 나지 않았고, 왕자라서 더 몰래 떠나야 했다.
오늘날로 치면 대기업 회장 아들이 아버지 몰래 유학 가겠다고 화물선 구석 자리를 예약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