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홍: 하이데거 전공 교수가 쓴 국민교육헌장 393자
1968년 12월 5일, 393자가 모든 교실에 걸렸다
그 393자를 쓴 사람은 정치인도 관료도 아니었어요.
하이데거로 강의록을 채우던 서울대 철학 교수였습니다.
1968년 12월 5일, 박정희 정부가 국민교육헌장을 선포했어요.
국민교육헌장이란 학생과 공무원 전원이 암송해야 했던 교육 이념 선언문으로,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로 시작하는 총 393자짜리 문서입니다.
1994년 폐지될 때까지 모든 교과서의 첫 페이지에 실렸어요.
학교에서는 매일 아침 전교생이 일어서서 이 문장들을 함께 소리 내어 읽어야 했습니다.
못 외우면 집에 못 가는 학생도 있었어요.
그런데 이 문장들의 초안을 잡은 사람이, 당시 독일 실존주의 철학을 연구하던 대학 교수였다는 사실이 반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