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1884년 전엔 마을마다 달랐다 | 시간 발명사
교황 그레고리오 13세가 1582년 10일을 지웠다
1582년 10월 4일의 다음 날은 10월 15일이었어요.
교황이 펜 한 번으로 열흘을 지워버렸거든요.
그날 아침, 유럽 사람들은 자고 일어나니 달력에서 10일이 사라진 걸 알게 됐어요.
10월 5일부터 14일까지 통째로 없어진 거예요.
생일이 그 열흘 안에 들어 있었다면, 그 해 생일은 그냥 없는 셈이에요.
교황 그레고리오 13세가 교서를 발표한 건 달력의 오차를 바로잡기 위해서였어요.
당시 유럽이 쓰던 율리우스력은 1년을 365.25일로 계산했는데, 실제 지구 공전 주기보다 11분 14초 길었어요.
11분이 사소해 보이지만, 1,300년 동안 쌓이면 열흘이 돼요.
문제는 그 열흘이 단순히 "지워진" 게 아니었다는 거예요.
임금 받는 날, 집세 내는 날, 빌린 돈 갚는 날이 그 안에 들어 있었거든요.
일부 도시에서 폭동이 일어났어요.
사람들은 거리로 나와 외쳤어요.
"내 10일을 돌려달라!"
월급도 임차료도 갑자기 애매해졌다며 항의한 거예요.
결국 오늘날 우리가 쓰는 그레고리력이 탄생한 건 누군가의 철학 때문이 아니라, 오차가 너무 커졌기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이 새 달력이 전 세계로 퍼지는 데는 300년이 더 걸렸어요.
러시아는 1918년에야 받아들였고, 그래서 10월 혁명은 서양 달력으로는 11월에 일어났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