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플러가 완벽한 원을 버린 이유 — 8분의 오차와 마녀재판
케플러는 행성이 신의 도형 위에 있다고 믿었다
케플러가 처음 우주에서 본 것은 별이 아니라 도형이었어요.
1596년, 스물다섯 살의 케플러는 〈우주의 신비(Mysterium Cosmographicum)〉라는 책을 썼어요.
당시 알려진 행성은 여섯 개였는데, 케플러는 이 궤도들이 다섯 개의 정다면체 안에 꼭 들어간다고 주장했어요.
정다면체란 모든 면이 완전히 똑같은 정다각형으로만 이루어진 입체도형이에요.
마트료시카 인형처럼 큰 구 안에 도형, 도형 안에 구, 또 그 안에 도형을 차례로 끼워넣으면 행성 궤도가 딱 만들어진다는 논리였어요.
지금 들으면 황당하죠.
그런데 이 책은 당시 천문학자들 사이에서 꽤 진지하게 받아들여졌고, 케플러는 이것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훗날 행성 운동의 법칙을 발견한 사람의 출발점이 이런 기하학적 신비주의였다는 게, 이 이야기의 핵심이에요.
케플러는 생계를 위해 점성술사로도 일하면서 귀족들의 운세를 봐줬어요.
그는 이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어요.
"점성술이라는 어리석은 딸이 지혜로운 어머니 천문학을 먹여 살린다"고 말할 정도였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