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로즈가 89세에 노벨상을 받은 이유 - 네 개의 역설적 장면
펜로즈 부자가 에셔의 그림을 먼저 그렸다
에셔의 그 유명한 영원히 내려가는 계단은, 사실 수학자 부자가 종이 위에 먼저 그린 것이었어요.
1958년, 27세의 수학자 로저 펜로즈는 아버지 라이오넬 펜로즈와 함께 이상한 도형 두 개를 고안해 영국 심리학 저널에 발표했어요.
하나는 '불가능한 삼각형', 3차원 공간에서는 절대 만들 수 없는데 2차원 종이 위에서는 멀쩡히 서 있는 삼각형이에요.
다른 하나는 '펜로즈 계단', 계속 올라가도 제자리로 돌아오는 끝없는 계단이었어요.
그런데 아버지 라이오넬은 수학자가 아니라 정신의학자였어요.
뇌와 착각을 연구하던 아버지와 수학을 연구하던 아들이 함께 앉아, 인간 눈이 속아 넘어가는 도형을 수식으로 설계한 거예요.
결과물은 논문 한 편이었지만, 파장은 예상 밖의 곳에서 터졌어요.
네덜란드 판화가 M.C. 에셔가 그 논문을 읽고 영감을 받았어요.
에셔는 이후 '오르내리기'에서 수도사들이 펜로즈 계단을 영원히 걷는 판화를 그렸고, '폭포'에서는 물이 끝없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동시에 위로 올라오는 장면을 만들었어요.
SNS에서 "어떻게 이게 가능하지?"라며 돌아다니는 그 그림들의 원형은 수학자 부자의 노트 위에 있었던 거예요.



